아파트 불 지른 뒤 대피 나온 주민들 향한 무차별 습격
11년 전 논현동 고시원 묻지마 살인 사건과 거의 흡사
전문가 "정신병력보다는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에 무게"

'묻지마 살인' 공포...진주 참변 사이코패스 범죄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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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정동훈 기자]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치는 참극이 발생했다. 11년 전 서울에서 발생했던 방화 살인 사건 이후 유사한 형태의 범죄가 발생하면서 ‘묻지마 살인’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도 커지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29분께 진주 가좌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안모(42)씨가 본인 집에 불을 질렀다. 이후 안씨는 아파트 계단에서 대피하려고 집 밖으로 나온 주민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60대, 30대, 12세 주민 등 5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 2명이 경상을 입었다. 또 8명이 화재로 발생한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112 등에는 "흉기로 사람을 찌른다",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다"는 등 신고가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는 경찰과 대치 끝에 오전 4시 50분께 현장에서 검거된 직후 "임금체불 때문에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안씨는 경찰로 이송된 이후에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으며, 경찰은 범행 동기와 직업 경력, 정신병력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 이희석 진주경찰서장이 총괄하는 수사 TF팀을 꾸리고, 형사 39명을 투입해 현장 탐문과 피해자 조사 등 광범위한 초동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묻지마 살인' 공포...진주 참변 사이코패스 범죄 가능성 높아 원본보기 아이콘

이날 안씨의 범행은 11년 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고시원에서 일어났던 ‘묻지마 방화 살인’을 떠올리게 했다. 두 사건 모두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거나 사회에 불만을 품고, 그와 무관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끔찍한 범행이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2008년 10월 20일 오전 8시15분께 논현동의 한 고시원에서 살던 정상진(당시 30세)이 자신의 방 침대에 불을 붙인 뒤 화재연기를 피해 복도로 뛰어나온 피해자들을 미리 준비하고 있던 흉기로 무차별적으로 찔러 살해 또는 중상을 입혔다.


당시 정상진의 흉기 난동으로 중국 동포 여성 이모씨 등 6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정상진은 예비군 훈련에 참가하지 않아 향토 예비군법 위반으로 부과된 벌금 150만 원과 고시원비, 휴대전화 요금 등을 내지 못하게 되자 "세상이 나를 무시한다. 살기가 싫다"며 '묻지 마 살인'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상진은 조현병을 비롯한 별도의 정신 병력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5월 12일 1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정상진은 항소하지 않았고 그대로 사형이 확정됐다. 다만, 아직까지 정상진에 대한 사형은 집행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 역시 논현동 고시원 사건과 마찬가지로 사이코패스형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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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불을 저지른 뒤 연기가 자욱한 상태에서도 약자들을 골라 흉기를 휘둘렀다는 점에 비춰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기는 힘들다”면서 “논현동 고시원 묻지마 살인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도 조현병 등 정신병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형 범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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