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도 못넘는…서울 재건축 '심의 벽'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서울 아파트 재건축이 서울시 심의에 막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심의 테이블에 오르기부터 쉽지 않은 데다 어렵사리 올라도 절반 이상이 보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집값 과열 우려로 당분간 강남 대단지 재건축의 인허가를 내주기 어렵다고 못 박으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 심화도 예고된 상태다.
11일 서울도시계획포털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수권소위원회 포함)에 상정된 재건축 관련 안건은 총 25건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4건이 보류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안대로 가결된 안건은 지난해 12월 은평구 신사동 신사1 주택재건축 정비계획(경미한사항) 변경안 1건뿐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국ㆍ공유지 무상 양도 면적이 증가해 사업시행인가 당시 기부채납 의무비율(20%)에 부족분(4.1%, 948.8㎡)이 발생, 이를 현금으로 기부채납 한다는 내용이다. 나머지는 수정가결(7건) 되거나 조건부가결(2건), 조건부동의(1건) 결정됐다.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관련 안건은 9개로 이 가운데 6개가 동의ㆍ가결됐다. 신반포18차 337동 주택 재건축정비사업 경관심의 자문안, 반포아파트지구(3주구) 내 신반포 21차 정비계획 변경안(293가구) 등이다.
이 중 올해 도계위에 상정된 안건은 4건으로 이 중 3건이 보류, 1건이 수정가결됐다. 수정가결된 건은 송파구 방이동 한양3차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수립안으로 기존 계획에서 향후 북서측 저층 주거지를 배려한 높이ㆍ배치계획을 수립하는 대안이 추가됐다.
보류된 14건 가운데는 여러번 고배를 마신 건도 있다. 여의도 아파트들이 대표적이다. 여의도 공작아파트는 지난해 6, 7월, 시범아파트는 지난해 6월 각각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안, 정비계획변경 및 경관심의안을 도계위에 올렸으나 보류됐다.
아예 도계위 상정부터 미뤄지는 경우도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아파트(3930가구),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 등 강남권 대단지가 대표적이다. 잠실주공5단지 조합은 서울시와 2017년 9월 국제현상설계 공모를 조건으로 '50층' 재건축안을 합의한 후 지난해 6월 공모를 거친 당선작 설계안을 서울시에 넘겼다. 하지만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수정 정비계획안은 이후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은마 역시 기존 49층 계획안을 시의 요구대로 35층으로 낮춰 제출했으나 아직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해당 조합은 '심의 기준을 다 맞췄는데도 시가 집값 상승을 이유로 절차를 미루고 있다'며 거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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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잠실주공5단지 절차 지연은 신천초등학교 부지 이전 관련 교육환경영향평가가 늦어졌기 때문이며 은마 역시 조합 요구와 시 계획을 조율 중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박 시장이 전날 KBS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부동산 가격을 지키기 위해 지금 당장은 (강남 재건축 인가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고의 지연'을 인정, 이에 따른 갈등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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