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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뇌물' 이팔성 "MB 경선·대선에 필요한 돈 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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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 19억여원 뇌물로 인정

"자리 챙길 욕심 없었다" 했지만

'금융위원장·산업위원장' 적힌 메모

"사실이 아닌 건 안 적었을 것"

이명박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9.4.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9.4.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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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이명박(78) 전 대통령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이팔성(75)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당내 경선이라든지 대선에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움을 드리려고 그랬다"고 털어놨다.


이 전 회장은 5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가깝게 계신 분이 큰 일을 하게 돼 돕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제 자리를 챙겨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회장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이나 사위 이상주 변호사 편에 현금 22억5000만원 등을 건넨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1심은 이 전 회장이 작성한 비망록을 토대로 이 가운데 19억원과 1230만원 상당의 의류 제공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 전 회장의 비망록과 메모에는 이 전 대통령에게 보직 임명의 대가로 인사 청탁과 돈을 건넨 경위 등이 날짜 별로 적혀 있다. 비망록에는 이 전 대통령 측에 30억원을 줬다고 적혀 있는데, 그는 이날 법정에서 "약 30억이라고 부풀려 쓴 것이고, 과장을 했다"고 말했다.


또 그가 '자리를 챙겨야겠다는 마음은 없었다'고 진술했지만, 2008년 2월23일자 비망록에는 '나의 진로에 대해 금융위원장·산업은행장·국회의원까지 얘기했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다리라고 얘기했음'이라고 언급돼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회장은 "제가 일방적으로 말씀 드렸겠지만 사실이 아닌 것은 안 썼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비서관을 통해 자신에게 직접 전화해 KRX(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맡는 건 어떠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는 KRX 이사장 선임이 기대와 달리 무산되자 비망록에 이 전 대통령이나 사위 이상주 변호사를 원망하는 글을 적어놨다.


그는 "탈락에 대한 원망을 한 건 아니다. 계속 자리가 잘 안되니까 전화라도 한번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대선 이후로 통화가 안되더라"고 토로했다. 변호인이 재차 '비망록에 원망하는 내용이 있다'고 묻자 "KRX를 저보고 가라고 했으면 제대로 (작업을) 해놨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그랬다"고 답했다.


이 전 회장은 또 2007년 7월 서울 가회동을 찾아가 이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에게 돈을 전달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사전에 이상주 변호사와 통화를 하고 가회동에 갔다"며 "대문이 열려서 안에다 (돈 가방을) 놨고 (여사님은) 저쪽 마루에서 얼굴만 봤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전 대통령 측은 이 전 회장의 비망록 내용을 믿을 수 없다며 뇌물 혐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 전 회장은 재판부가 법원 홈페이지에 증인신문 일정을 공지하자 건강상 이유 등을 들어 불출석 의사를 밝혔지만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자 이날 법정에 나왔다. 앞서 소환장도 여러 차례 폐문부재(문이 닫혀있고 사람이 없음)상태로 송달되지 않았다. 시작하기 앞서 재판부가 "가림막 등을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그는 "그냥 하겠다"며 증언을 이어갔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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