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국민체육진흥공단, 국기원 사무 및 국고 보조금 검사결과 발표
이사회 감독 기능 상실·해외 특별 심사비 세관 신고 누락 등도 확인

원장 권한·보조금 남용…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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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세계태권도 본부를 자임해온 국기원이 조직 운영에서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국고보조금을 부당 집행한 사실이 문화체육관광부 검사에서 드러났다.


문체부는 28일 국기원 사무 및 국고 보조금 검사결과를 발표하며 국기원이 문체부 승인 없이 목적사업에 벗어나는 수익사업을 추진하고, 명예·희망퇴직 대상자 선정과 퇴직수당 지급에서도 부적정 사례를 확인해 관련법에 따라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 "국기원장이 기준과 절차에서 벗어나 권한을 남용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견제하고 감독해야 할 이사회는 비정상적으로 운영돼 선량한 관리자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국고보조금 사업과 관련해서는 부당지급 사례를 확인했고, 태권도 해외 특별심사비는 현지에서 현금으로 받고 세관에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사례로 국기원은 전 사무처장 A씨와 전 사무총장 B씨가 명예·희망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니었으나 심사위원회 개최도 없이 오현득 전 원장이 의장을 맡은 운영이사회의 의결만으로 퇴직금을 지급했다.

당시 근속 기간을 채우지 못한 데다 대기발령 상태였던 A씨의 경우 국기원 명예·희망퇴직지침에 의한 희망퇴직수당 산정액은 1억8500여만원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3억7000만원을 받았다.


명예퇴직한 B씨는 부정채용 등 혐의로 역시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침에 따른 산정액 1억6000여만원보다도 많은 2억원의 지급을 운영이사회에서 의결했고, 오 원장 재량으로 2억1500만원을 줬다.


문체부는 국기원이 지난해 개방직인 연수원장과 연구소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채용공고, 평가위원 선정 등 절차에 부적정 사례도 확인해 시정 조처했다. 이밖에 국기원이 2016년도부터 2017년도까지 3개국에서 4회에 걸쳐 특별심사를 실시하고 현지 사정으로 심사비를 현금(약 17만8000달러)으로 받아 국내로 반입하면서 세관에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더불어 국기원이 거의 모든 규정과 지침에 '원장이 정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둬 규정 자체를 무효화시키고 있으며, 국기원 이사회가 결원이 있음에도 보선 없이 소수의 이사로만 운영되고 있고 자체 감사 기능이 상실됐다고 지적했다.


국기원의 지난해 예산 약 310억원 가운데 145억여원이 국고보조금이었다. 올해 예산 약 270억원 중에서는 112억원 정도를 국고에서 지원 받는다. 문체부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의 정산을 담당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지난달 14~23일 국기원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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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관계자는 "검사결과 처분요구에 대한 국기원의 이행상황을 지켜본 뒤 필요하다면 국기원이 '공익법인법'에 준해 법인의 사무 및 재산 상황을 감사하고 공개하도록 관련 법령의 개정을 검토하겠다"며 "현재 국기원이 정관을 개정하고 있는데 국기원이 세계태권도 본부로서 다시 설 수 있도록 태권도계를 대상으로 공청회 등 공론의 장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국기원 운영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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