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대책 비웃던 경매시장, 내년에도 웃을까
강남4구,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주도
금리인상·내년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점에 하락세 올 수도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올해 들어 6ㆍ19 부동산 대책을 시작으로 12ㆍ13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까지 총 여섯 차례 부동산 규제가 쏟아졌지만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분위기는 더 뜨거워졌다. 특히 8ㆍ2 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동시 지정된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가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들어 19일까지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낙찰가율은 97.3%로 전년(94.4%) 대비 2.9%포인트 높아졌다.
이 같은 열기에 낙찰가액이 감정가의 130%를 넘는 낙찰 사례도 빈번하게 나왔다. 양천구 신정동의 전용면적 49㎡ 아파트는 지난 5월 경매에서 감정가(1억7300만원)의 158%에 달하는 2억7333만원에 낙찰됐다. 용산구 이촌동의 전용 115㎡ 아파트와 노원구 월계동의 전용 50.2㎡ 아파트는 낙찰가율이 각각 151%, 138%에 달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저금리 기조로 인한 경매 물건 부족과 강남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호재에 따른 상반기 가격, 8ㆍ2 대책 이후 서울 알짜 물건 확보 경쟁 등이 맞물린 결과"라며 "이에 따라 일반 시장에서의 매매가격이 상승했고 이 결과 낙찰가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정가는 통상 경매 진행 6~7개월 전 매겨지는데 이 사이 매매 가격이 오르면 낙찰가율도 오르게 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이번 달 11일까지 4.4% 올랐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도 경매 열기를 꺾지 못했다. 올해 들어 나온 대책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꼽히는 8ㆍ2 대책 여파에 지난 8월 낙찰가율은 90% 초반대로 하락했지만 다음 달 바로 하락 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8ㆍ2 대책의 직접적인 타깃이 됐던 강남 역시 마찬가지다. 강남4구의 낙찰가율은 7월 104.7%에서 대책 발표 직후인 8월 88.7%로 급락했다. 하지만 9월 99.6%를 기록한 데 이어 10월 100.5%, 11월 107.3%, 12월(15일까지) 105.3%를 기록했다. 강남4구 낙찰가율이 100%를 넘은 시기는 월간 기준으로 총 5번인데 이 중 3번이 8ㆍ2 대책 이후 나왔다. 이 선임연구원은 "8ㆍ2 대책 이후 부동산 심리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강남의 8월 지표도 흔들렸다"며 "하지만 경매 참여자들이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9월 중순부터 낙찰가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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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보여주듯 강남4구를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ㆍ2 대책 후 더 상승했다. 올해 서울 전체 낙찰가율은 대책 전 96.7%에서 대책 후 98.6%로 1.9%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강남4구는 같은 기간 97.3%에서 101.2%로 더 가파르게(3.9%포인트) 뛰었다. 진행된 경매 중 몇 건이 실제 낙찰됐는지 보여주는 낙찰률도 55.9%에서 64.0%로 8.1%포인트 뛰었다.
다만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내년부턴 하락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선임연구원은 "금리가 오르고 있고, 내년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점과 맞물려 일반 매매시장에서의 매매 물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가격도 서울 외곽부터 하락 조짐을 보일 것"이라며 "내년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도 평균 80%대 후반~90%대 초반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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