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단상]K-뷰티 위상 제고를 위한 과제
강학희 세계화장품학회장ㆍ한국콜마 기술연구원장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화장품과학: 아름다움, 융합 그리고 창조'의 주제로 제24차 세계화장품학회(IFSCC) 컨퍼런스대회가 열렸다. 30개국에서 1000명이 넘는 화장품과학자가 참가했다. 이번 학회는 K-뷰티의 위상을 더없이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각 국가별로 13명의 대표로 구성된 회장단의 간곡한 요청으로 대회 첫째 날에는 'K-뷰티의 글로벌 혁신상품 소개'라는 주제로 사전 워크숍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마스크팩, 쿠션, BB크림, 미용시술, 포장재, 한방 화장품 등 한국의 독보적인 뷰티 기술과 제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최근의 한국 화장품 강세의 이유로는 한류 바람과 함께 시대 친숙한 정보통신기술 코드와 한국인의 정서가 비교적 잘 맞아 떨어진 것 때문으로 보인다. 거기다 발 빠른 트렌드 접목, 타 산업으로부터의 과감한 기술 도입, 신속한 신상품 도입과 함께 국내 고객의 까다로운 품질 요구 등이 한국의 화장품 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 올린 원동력이 되어줬다.
이번 서울 국제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앞날을 생각해 보고 현재의 지정학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함께 필요한 때가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개방과 협업이 필요하고 이를 통한 독창적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대기업 및 정부기관은 중소기업에 노하우를 제공하고 협력을 통한 상생경영의 기반을 마련하여 중소기업들이 기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고 취약한 국내 화장품 소재산업 분야의 산업 기반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학계 간에 공동연구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제품개발의 초기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기술의 고도화를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업 내의 연구개발 기반뿐만 아니라 국내외에 존재하는 기업 외부의 연구개발기반을 활용하여 빠르고 효율적인 연구개발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국내 화장품 산업기반이 북미나 유럽보다 취약한 상태에서 연구개발(R&D) 투자 총액의 증가는 뒤로 하고서라도 매출 대비 높은 비중의 R&D 투자도 쉽지 않다. 국내 화장품 기업은 속도와 투자대비 실적 측면에서 연구개발활동의 효율성을 높여가야만 한다. 잘하는 분야이거나 핵심 기술인 경우에는 기업 내의 연구개발기반을, 기업 내에서 개발할 필요가 없는 기술의 경우에는 공동연구, 위탁연구, 기술도입 등의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국내 화장품 기업의 경쟁력이 부족한 색조 화장품, 헤어케어, 자외선 화장품 등에 있어서는 산학연간 협력을 통해 기술의 발전 속도를 높여야 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기업 자체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정부기관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둘째, 신기술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포함해 상표권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특허 경영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국내 화장품 기술이 고도화되고 해외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향후 특허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 해외진출 시, 토종업체는 한발 앞선 특허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당 국가의 시장을 잠식하는 우리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특허 소송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 분쟁이 일어날 경우, 법적 대응을 위한 시간낭비와 기회비용, 그리고 기업 이미지 실추 등으로 손실을 키울 수 있다. 또한, 특허에 대한 체계적이 관리를 통해서는 분쟁에 대한 손실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거나, 차별화된 기술 개발을 수립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셋째, 국내 화장품 산업의 ‘친환경’ 기반 마련과 이에 부합한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 최근 소비자의 니즈가 천연, 유기농 화장품에 집중되면서 세계적으로 천연-유기농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미 국내 소비자들도 친환경 제품에 대한 인지가 성숙해져 있고, 효능ㆍ효과에 대한 기대치도 높다. 국내 화장품 기업은 미생물 오염에 취약해 방부제의 사용이 필수적인 화장품의 특성을 고려한 천연 방부제 및 방부제 무첨가 제품의 개발, ‘생물전환 기술’ 또는 ‘발효 기술’과 같은 미생물 효소를 활용한 친환경 공정 등의 원료의 선택에서 제품생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친환경 기술을 개발ㆍ확보해야 한다. 또한, 기업, 정부기관, 그리고 학계의 협력을 통해 화장품 산업에 대한 녹색경영에 대한 세부기준 마련이 필요하고, 녹색기술, 기업 인증제 등에 대한 정부지원 시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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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다. K-뷰티는 어느 한 회사만의 전유물이 아닌 국가적 차원의 정체성을 가진 자산이다. 기업과 정부는 이 흐름을 지속적으로이어 나가기 위해서 함께 가꾸고 발전시켜야 하는 소명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번 IFSCC 서울 대회가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소중한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
강학희 세계화장품학회장ㆍ한국콜마 기술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