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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그곳이 알고싶다③]6개에서 50개로…갑자기 많아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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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1988년 아시안 게임, 올림픽 영향
인프라 개선 차원에서 면세점 시설 늘려
관광 인프라 경쟁력 없어 면세점도 줄폐업
中 관광객 영향, 2011년 5조원→2016년 12조원 급증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3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고객들이 선글라스를 살펴보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3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고객들이 선글라스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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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현재 국내 면세점 수는 전국에 50개에 달한다. 인천과 제주, 김포 등 공항과 항만 출국장 면세점이 22개이고 서울, 제주, 부산, 울산 등 시내에 22개다(그밖에 외교관 면세점 1개).

그 수는 1979년 6개, 1989년 34개, 1999년 20개, 2009년 30개, 2011년 32개, 2013년 40개, 2014년 43개, 2015년 47개로 가파르게 늘었다.
갑자기 그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80년대 있었던 아시안게임(1986년)과 올림픽(1988년)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이후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한국 관광 시장이 부침을 겪고 업체들 역시 휘청이면서 1990년대 무더기 폐업이 발생했다. 1990년 서울 파라다이스 면세점과 부산 신라면세점이 문을 닫았고, 1995년 제주 동화면세점도 폐점했다. 그 이후에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2003년), 글로벌금융위기(2008년) 등으로 한진(2003년),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2012년) 등이 매각됐다.

그러나 내국인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해외 여행이 보편화되는 동시에 중국인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면세점은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성장과 더불어 외화유출 논란이 일었고, 시내면세점에 대한 신규 특허 규정도 신설됐다.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기본 요건도 새로 만들어졌는데, 규정의 내용은 '전년도 전체 시내면세점 이용자 수 및 매출액 실적의 외국인에 의한 구성비가 각각 50% 이상인 경우, 시내면세점의 신규 특허가 있는 연도의 전년도 말일을 기준으로 외국인 입국자가 지역별로 30만명 이상 증가한 경우(2009년12월 개정)'다.

2005년 70만명 선이었던 중국인관광객은 2016년 말 기준 10배 이상 뛴 800만명을 기록했다. 중국인들이 밀려들어오면서 2011년 5조원대 규모를 기록하던 면세점 시장은 지난해 말 12조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3.5%, 2011년 대비 128.5%에 달한다.
돈이 모이는 시장으로 급부상하면서 국회에서도 면세업계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2012년에는 면세시장에 대한 대기업 독점 논란, 낮은 특허수수료 규정 및 소수 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가 대두됐다. 결과적으로 중소기업 면세점을 확대하고 이들의 시장진입을 독려하는 한편, 대기업의 진출이나 사업연장은 까다로워지도록 법률 개정이 추진됐다.

2013년 ▲중소·중견기업에 보세판매장 총 특허 수의 30% 이상을 부여하고 ▲관세법령에 따른 의무·명령 등의 위반여부, 중소기업 제품 판매실적, 관광 인프라,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정도 반영 ▲매장 면적에 따라 정액을 부과하던 특허수수료 비중을 중소·중견면세점은 매출액의 0.01%, 대기업은 0.05%를 부과 ▲특허기간 10년에서 5년 이내로 단축 ▲특허 갱신 조항 삭제(개정 이전에는 밀수입 또는 반입정지처분 2회 이상 등 특허취소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면세점의 특허갱신을 허용) 등의 변화가 수반됐다.
김동연(왼쪽에서 세번째)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1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면세 업계 대표단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동연(왼쪽에서 세번째)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1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면세 업계 대표단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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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업자 선정에 반영키로 한 각종 기준은 면세점의 운영역량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으며,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묻는 형태로 바뀌었다. 실질적으로는 대기업의 관련 투자가 집중되는 형태로 반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면세점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다. 중국인관광객이 밀려들어오면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기존 유통 채널의 저성장을 깨고 승승장구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3기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롯데면세점이 연간 조(兆) 단위에 가까운 임대료를 적어내고, 시내면세점 특허가 시장에 나올때마다 수십개의 대기업, 중소기업이 달려들었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한반도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중국 정부가 경제 보복을 시도하면서 중국인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인 관광객은 33만 938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2% 줄어들었다. 올해 1∼8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87만 356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7% 감소했다.

현재 전문 보따리상(따이공·代工) 매출로 시장 규모는 연명하고 있지만 수수료와 프로모션 비용이 많아 사실상 허울 뿐인 실적이다. 지난 2분기 기준 신라와 HDC신라면세점을 제외하고 모든 사업자가 적자를 냈으며, 이 상태가 유지된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모든 사업자들이 손해를 보고 영업하는 꼴이 된다.

<'면세점, 그곳이 알고싶다④'에서 계속>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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