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사장단 인사 직접 진두지휘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롯데그룹이 정기인사 시즌을 앞두고 뒤숭숭하다. 그동안 그룹과 각 계열사의 인사를 총괄한 고(故) 이인원 전 부회장이 지난 8월 검찰의 롯데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번 인사에서 신동빈 회장이 직접 인사의 큰 그림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및 각 계열사는 내년 1월1일자로 정기인사를 단행한다. 매년 2월 정기인사를 시행했지만, 2014년부터 12월에 임원 인사가 나왔다. 롯데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지난해에도 12월 말에 인사가 단행됐다.
올해는 그룹의 ‘2인자’로 꼽히는 이 전 부회장이 없는데다, 지난달 검찰이 신 회장을 비롯해 총수일가, 각 계열사 임직원 등 24명을 기소하면서 계열사별로 경영공백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지난해보다 인사가 앞당겨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정기인사가 내년 1월1일자로 시행되는 만큼 인사를 미리 발표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조장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정책본부 관계자는 “인사를 미리 발표하면 심리적 동요가 있어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연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정기인사 폭은 큰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으로 인사폭이 적었던데다, 올해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비자금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로 19명의 롯데 전현직 임직원이 구속되거나 재판을 받게되는 등 공백이 컸던 탓이다. 특히 일부 계열사의 경우 각종 대내외 악재와 맞물려 실적도 부진하다. 핵심 계열사인 유통부분의 경우 백화점을 제외한 대부분이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 회장도 지난 9월 검찰 소환 당시 “우리 그룹은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책임지고 고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 회장은 검찰 수사가 종료된 지난달 25일 혁신안을 발표하고 정책본부 축소 등 사회공헌에 집중할 수 있는 조직개편도 약속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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