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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교육, 예술가에게 자기표현·유연한 사고 배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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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그래닛 링컨센터 에듀케이션 대표

러셀 그래닛 링컨센터 에듀케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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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예술가가 교사가 돼 학생들의 미적체험을 풍성하게 하는 '예술교육'. 국내에서도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초·중·고교에 이른바 '예술강사'를 파견하는 사례가 늘면서 예술교육이 양적으로 팽창하고 있다.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 따르면 예술강사들의 수업이 열린 서울지역 내 학교는 지난 2005년 3214개교에서 올해 7809개교로 2배 이상 늘어났다. 공공에서의 '예술강사 지원사업'이 지난 10년 동안 지속돼 오면서 최근 예술교육의 '질적 성장'에 대한 논의들도 활발해 지고 있다. 그동안 예술대학 학생들의 일자리 창출에 치중돼왔던 것에서 이제는 '예술교육이 어떠한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때마침 최근 서울에서 이와 관련한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특별히 예술교육 컨설팅 전문가인 러셀 그래닛 링컨센터 에듀케이션 대표도 참석해 앞으로 우리나라 예술교육의 방향을 어떻게 다져나가야 할지에 대한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링컨센터는 뉴욕 맨하탄 서쪽에 위치한 최초의 복합예술공간이자 비영리기구로, 음악·무용·연극·오페라·발레 등 다양한 예술장르가 한 공간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건물 안에는 수많은 예술단체가 상주한다. 그래닛 대표는 링컨센터로 오기 전까지 연극을 전공한 예술가에서, '예술가 교사'(Teacher Artist, '예술강사'와 같은 개념)를 하다가 예술교육 컨설팅기관 대표로 일해 왔다.
현재 그가 진두지휘하는 링컨센터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은 뉴욕의 수많은 학교들에서 1년에 여섯 차례 수업부터 매일 지속적으로 아이들과 만날 수 있는 것까지 다양하다. 지역 노인시설, 도서관, 교도소 등에서도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되며 공연을 펼치거나 센터가 만든 예술작품을 디지털화해 공유한다. 또한 미국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들을 추산하면 거의 10만명에 가깝다.

'예술가 교사'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그래닛 대표는 "예술가 교사는 '예술가'가 먼저다. 교사의 역할이 아이들이 성장하는 각 시기에 따라 그 때에 적정한 훈육을 하는 것이라면, 예술가 교사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예술가로서 자신이 지닌 세계를 학교로 가지고 온다"고 구분했다. 그리고 이들의 역할에 대해 "하나는 사회에서 생성되는 가장 고급의 예술을 학교로 가져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것을 아이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아이들이 스스로 학교, 수업을 벗어나 박물관이나 갤러리에 가는 등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래닛 대표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아이들에 대한 예술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든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분명한 아이일수록 교육하는 것이 쉽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부잣집 아이들은 이미 충족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영향을 주거나 변화시키기 어렵지만, 뭔가를 필요로 하는 아이는 교육에 대해 감사해하고 수용한다."
그는 자신의 '예술가 교사' 시절을 회상하며 "젊은 시절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주로 만났고 그게 내 관심사였다. 그리고 아프리카계의 아이와도 가르친 적이 있는데, 그 아이는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고 감정을 통제하기 어려운 아이였다"며 "그 아이에게 연극에 참여토록 유도하자 이전까지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던 아이가 수업을 통해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암기를 아무리 많이 해 봐야 뾰족한 수가 없는 미래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표준화된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 미래의 예측 불가능한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연한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예술교육'의 역할입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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