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피트인, 동대문 입성 약될까
31일 오픈 앞두고 상권 활성화 기대…인근 상인은 "새우 등 터질라" 걱정
오는 31일 롯데자산개발이 동대문 신개념 패션타운의 기치를 내건 '피트인' 개장을 앞두고 동대문 상권에 일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피트인은 롯데자산개발이 패션TV 건물 13개 층 가운데 지하 3~지상 8층을 장기임대해 동대문 패션 한류(K-패션)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청사진 아래 조성하는 패션 전문상가다.
인근 상인들은 피트인의 개점으로 인근 상권 전체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감을 동시에 내보이고 있다. 실제 대규모 상가 공급으로 벌써부터 인근 상가 공실률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권리금과 임대료는 눈에 띄게 떨어진 상황이다.
28일 오후 매장 오픈을 코앞에 둔 '피트인'은 분주함이 역력하게 나타났다. 실내에서는 점포 개장을 준비하는 상인들이 바삐 오갔다. 피트인은 상점별 주인들로부터 위탁을 받아 롯데자산개발이 통합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백화점이나 최근 대형 복합단지 내 쇼핑몰처럼 계획적인 MD 구성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디자이너 브랜드나 유명 브랜드 아웃도어 매장 등이 입점한 상태다.
피트인 개장에 인근 쇼핑몰들은 일단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인접한 A쇼핑몰의 경우 입점 점포가 나가고 비어있는 공간이 군데군데 눈에 들어왔다. 한 매장 직원은 "경기도 안 좋은데다 피트인까지 생기면서 공실이 10%는 늘어난 것 같다"며 "가게세도 많이 내려갔고 권리금도 대부분 없어졌다"고 전했다.
수익형부동산 전문 정보업체인 FR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동대문 일대 쇼핑몰 A급 점포(15㎡)의 경우 권리금이 작년 5월 6000만~1억1000만원 선이었던데 비해 올해는 0~9500만원 선으로 최고가 기준 약 13.6% 하락했다. 보증금도 작년 3500만~1억원 선에서 2500만~8000만원 선으로 최고가 기준 20% 낮아졌다. 임대료는 월 185만~320만원 선에서 185만~300만원 선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인근 상인들은 특히 피트인의 개장으로 전통 재래시장 형태로 발전돼 온 동대문 패션타운이 대규모 쇼핑몰 형태의 대기업간 경쟁구도로 굳어질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인근 다른 매장의 한 직원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부분 '두타'나 '피트인'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두 쇼핑몰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쇼핑객인 변유정(27)씨는 "쇼핑하는데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좋다"면서도 "동대문은 스트리트 마켓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대기업들이 들어서며 그 색깔이 없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동대문이 보세시장의 대명사로 자리 잡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옷을 구입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상권 전체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도 나왔다. 어린 딸과 쇼핑을 하던 윤세은(36)씨는 "기존 이미지로는 외부인구 유입이 힘들기 때문에 도심형 패션 타운이 조성되면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인근의 재래시장 대책도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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