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조건 어긴 업체 공공조달시장서 ‘퇴출’
조달청, 5월부터 1억원 이상 구매 2단계 경쟁업체 수 3곳→5곳 이상으로 늘려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계약조건을 어긴 불성실업체는 공공조달시장에서 발붙일 수 없게 된다.
조달청은 8일 시장규모가 크게 느는 다수공급자계약제도(MAS)의 내실화를 위해 관련제도를 대폭 손질, 다음 달부터 계약조건을 어긴 업체의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MAS란 조달청이 여러 업체들과 상용물품에 대해 연간단가계약을 맺어놓으면 공공기관에서 따로 계약하지 않고 인터넷쇼핑을 하듯 물건을 쉽게 사는 제도다.
지난해의 경우 MAS 품목 수는 29만7585개, 공급액은 6조706억원에 이른다. 2006년(8만9221개, 1조4836억원)보다 품목 수는 3배 이상, 공급액은 4배 이상 는 것이다.
조달청이 개선안을 마련한 건 MAS시장이 커지면서 경쟁성을 높이면서 품질확보 등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 제도는 낮은 진입문턱으로 되도록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공공조달시장 참여기회를 주고 수요기관의 구매선택권을 보장, 수요자중심의 구매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일부 불성실기업들의 시장진입과 과열경쟁으로 품질?가격경쟁시스템 강화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수요기관의 지나친 구매선택권으로 권한을 잘못 썼을 땐 담합?유착문제가 생길 수 있고 수요기관에 대한 업체의 불법로비가 사회문제화 되기까지 했다. 조달청의 MAS 주요 개선내용은 다음과 같다.
◆ 경쟁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2단계 경쟁업체수를 기존 3개 이상에서 5개 이상으로 늘린다. 수요기관이 원할 땐 일반경쟁품에 한해 5000만원어치 이상을 살 때도 이를 적용한다.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이란 수요기관에서 일정액(1억원) 이상 살 땐 MAS계약업체들 끼리 다시 가격?품질 등을 경쟁토록 하는 제도다.
2단계 경쟁 종합평가방식에 기본평가항목과 선택평가항목을 들여와 수요기관에서 임의대로 특정업체에 유리한 평가기준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애고 값, 인증평가를 기본평가항목에 넣어 가격과 품질경쟁을 강화한다.
2단계 경쟁관련정보와 선정업체 등을 월별로 공개하고 2단계 경쟁에 지문인식 신원확인시스템을 들여와 유착·담합 등의 부정행위를 막는다.
◆ 다수공급자계약에 대한 관리 강화=새 물품선정기준을 구체화해 한해 거래실적이 3000만원 이상인 업체가 3곳 이상으로 상용성, 경쟁성이 확보되고 업계공통의 상용규격 및 시험기준이 있을 때만 다수공급자계약을 한다.
최고우대가격을 어길 땐 값을 내리고 거래도 정지시킨다. 값을 내리지 않으면 거래정지기간을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 늘린다. 또 적격성 평가 때 허위서류제출 가능성을 막고 업체간 차별화를 위해 납품실적이 3건 이상이어야 30점을 준다. 기존엔 1건만 있어도 30점을 줬다.
거래정지제재나 납기가 늦어졌을 때 불성실업체는 적격성평가 때 일정점수를 줄이고 1년간 거래정지 2회 이상이거나 2년간 거래정지일수 6개월을 넘는 등 계약위반이 상습적이거나 납품실적이 없는 업체는 차기계약대상에서 제외된다.
조달청은 연장계약을 막아 1년 단위로 가격재검토 절차를 거쳐 재계약한다. 중점관리대상품목은 전문조사기관에 가격조사를 맡겨 가격관리를 강화한다.
계약이행능력평가 최우수기업이나 고용창출우수기업은 계약기간이 끝난 뒤에도 6개월까지 계약기간을 늘릴 수 있다.
또 무분별한 상표등록을 막고 행정력 낭비를 줄이기 위해 수시 품목추가방식에서 당초 계약일이나 품목추가일로부터 90일이 지나야 품목을 더 넣을 수 있다. 다만 전자제품 등 물품의 특성상 품목추가를 자주해야할 땐 90일 전에도 품목을 더할 수 있게 공고서에 명시했다.
내년부터 세부품명 기준으로 한해 납품실적이 5000만원 이상일 때만 다음에 공고해 MAS계약을 할 수 있게 한다.
◆사회적 약자 배려 및 성실업체 우대=중소기업자간 경쟁물품에 대한 2단계 경쟁 때 중소기업의 지나친 가격경쟁을 막기 위해 경쟁제안율을 처음 값의 85%에서 90%로 올린다. 지난해 2단계 경쟁낙찰자 평균제안율은 95.9%였다.
2단계 경쟁에서 약자지원 평가항목에 기존의 장애인생산제품 외에 장애인기업?사회적 기업도 가산점을 주도록 했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꾀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으로 노동부 장관이 위원장인 ‘사회적기업육성위원회’ 기준에 따라 선정된다.
계약이행능력평가 최우수기업이나 고용창출 우수기업은 계약기간이 끝난 뒤에도 6개월까지 계약기간을 늘릴 수 있다.
권태균 조달청장은 “이번 개선안은 성실기업들의 성장기회를 늘리는 반면 부실업체는 공공조달시장에 발붙일 수 없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도개선으로 공정하고 깨끗한 거래환경이 뿌리내리면 경쟁력 있는 우수중소기업들을 지원하게 되는 공공조달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계기도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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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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