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들의 차익거래 여건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아 보여 = 외국인들의 선물 매수세가 4월 국채선물 시장의 상승 동력이 되었는데 그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여러 가지 접근이 가능하겠지만 외국인들의 투자 여건에 대해 살펴보면 대략 짐작해 볼 만한 부분도 있어 보인다.
일단 외국인들의 선물 매수세가 차익거래를 노린 형태의 매매는 아닐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최근 스왑 시장이나 외환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들에게 유리한 여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왑 레이트가 여전히 (-)영역에 머물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내외금리차가 꾸준히 축소되고 있어 내외 금리차에서 스왑 레이트를 차감한 값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 값은 외국인들이 차익거래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흐름이라고도 볼 수 있어 그만큼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있다.
그리고 다른 척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기간별 국채금리와 CRS간 스프레드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최근 외환 시장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CRS금리가 하락하기는 하였으나 글로벌 금융시장이 대체적으로 안정되고 있어 외화 부족현상이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스프레드의 급격한 확대보다는 축소기조의 연장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생각된다.
◆ 외국인 채권 순매수는 이어지고 있으나 보유 비중은 점차 감소, 통안채 비중도 축소 = 한편 채권시장 내에서의 외국인 포지션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데 금융감독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3월 들어 채권시장내 외국인 포지션은 3.90% 로 하락하였다. 3월 들어 만기 상환된 3.6조원 중 1.8조원이 다시 채권시장으로 돌아오지 않으며 채권 보유 규모가 2월 보다 1.8조원 감소한 결과이다.
외국인의 채권 종류별 보유비중을 살펴보면 국채에 대한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특수채 중 통안채 보유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데 앞서 언급한 차익거래 기대 이익의 감소 추이와 함께 생각해보면 외국인들이 채권 현물 매수에 따른 차익거래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는 결과라 생각된다.
◆ 최근 급등은 2008년 7월~9월 상황과 유사 = 2008년 7월과 9월 사이에도 최근과 비슷한 상황이 나타났었다. 이 당시 국내경기는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였는데 소비자물가의 경우 7월에 전년 동월 대비 5.9%, 8월 5.6%를 기록하였다. 이에 따라 한은이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고 결국 8월 금통위에서 정책금리가 25bp 인상되었다.
비록 10월 들어 금융위기가 확산되며 본격적인 금리 인하가 진행되기는 하였지만 지난 해 7월에서 9월 사이의 상황만을 놓고 본다면 채권시장에 우호적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기간 선물 가격은 104.30레벨에서 106.60레벨 까지 2빅 이상 상승하였는데 선물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들의 선물 매수세였다.
◆ 외국인들의 투기적 포지션 구축이 선물 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 이 기간 외국인들은 국채선물을 4만 계약 이상 순매수 하였는데 7월 중순을 기준으로 할 경우 순매수 규모는 5만 계약 이상으로 증가한다.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이 물가 안정을 위해 정책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 상황에서, 그리고 국채선물 시장의 방향이 아래쪽으로 좀더 향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에서 이어진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선물 매수세는 시장에 충격을 줄 수 밖에 없었고 손절 매수에 따른 선물 가격 변동성 확대와 가격 상승 폭 확대가 동반되었다.
국내 은행과 증권 등 주요 기관의 경우 투기적 포지션 보다는 헤지성 매매가 우위를 보이는 만큼 선물 시장의 방향은 외국인들의 투기적 포지션에 따라 좌우되는 성향이 강한데 이를 종합해 보면 최근 외국인들이 채권 현물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고 이를 투기적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선물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주의할 점은 2008년 9월 중순 6월물 만기 이후 외국인들은 약 2주간 3만 계약 가까이 순매도 하며 일시에 포지션을 청산하였고 이의 영향으로 선물 가격은 1빅 이상 급락했다는 점이다.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국내 경기가 일단 최악의 국면을 지난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증가한 유동성 조절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통화정책의 주 내용이 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통화정책 방향 보다는 외국인의 투기적 포지션 정리 시점에 대한 고려가 5월 선물 시장의 주요 이슈로 자리잡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에 따른 선물 가격의 낙폭 확대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경기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속도가 완만한 만큼 큰 부담은 주지 않을 듯 = 2009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이 전기 대비 0.1%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었는데 지난 2월 산업생산이 시장의 예상을 넘어 상당부분 호전된 이후 경기 지표들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IMF가 우리 나라의 경제가 V자 형이 아닌 L이나 U자형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회복 가능성이 선물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어 지표 발표에 따른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5월 들어서도 경기 회복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재고조정을 통해 생산을 늘릴 필요성과 함께 수출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산업생산을 비롯한 경기 지표들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들어 15개월 만에 전월대비 상승 반전한 선행지수는 3월 들어서도 상승 기조를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성 항목 중 종합주가지수의 상승세가 이어졌고 금융기관 유동성과 장단기 금리차, 그리고 재고순환지표 등이 지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반등할 경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채선물 시장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하겠지만 경기 회복 속도가 완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만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 유동성 과잉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유동성을 흡수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여 = 5월 금통위에서도 정책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큰 상황인데 일부에서 유동성과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한은 총재도 한은이 공급한 유동성이 많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통화승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한은이 유동성 흡수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여기에 채권 현선물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였던 수급에 대한 논란이 일단 수면 아래로 사라진 상황이어서 시장의 부담이 상당히 감소한 상황이라 생각된다.
◆ 단기적으로 매수에 우호적일 수 있겠지만 길게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 가격 급락
가능성도 고려해야 =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가 시작되면서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일제히 상향 돌파하였다. 이로 인해 올해 들어 진행되던 하락 추세의 상단 마저 가볍게 돌파한 만큼 기술적 측면에서만 바라본다면 조정을 기대하기 보다는 매수포지션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 상황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국채선물 시장의 단기 급등이 외국인의 투기적 포지션 구축의 결과라는 점과 완만하다 하더라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채선물 시장이 강세 기조를 길게 이어가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포지션을 구축한 이후 이를 급격히 청산했던 과거의 경험을 돌이켜 본다면 단기적으로 외국인 포지션 추종이 효과적이라 하더라도 포지션 청산에 따른 하락추세 복귀 및 낙폭 확대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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