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아이돌①]18세기 미성년의 착취 구조, 무한경쟁 한국사회 축소판
그룹 샤이니 종현의 빈소가 19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1일이다. 일반인 조문은 같은 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3호실을 통해 가능. 2017.12.19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그룹 샤이니의 종현(27·본명 김종현)이 우울증을 앓다 숨진 채 발견됐다. 19일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종현은 전날(18일) 오후 친누나에게 평소 우울증 탓에 힘들었다며 “이제까지 힘들었다”, “나 보내달라. ‘고생했다’고 말해달라”, “마지막 인사”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아이돌 산업 자체가 ‘무한경쟁’이며 데뷔하는 과정 자체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우울증에 더욱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22일 발표된 ‘아이돌 성공신화와 아이돌 연습생의 딜레마(이종임 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성균관대 문화융합대학원 겸임교수)’라는 제목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아이돌 육성 시스템은 ‘무한 경쟁이 일상화된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연구원은 연습생 6명과 전문가 3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한류 붐이 지속하는 가운데 아이돌 가수의 미디어 노출 빈도가 커지면서 아이돌 가수를 지망하는 연습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룹 샤이니 종현의 빈소가 마련된 19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팬들이 조문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일반인 조문은 같은 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3호실을 통해 가능하며 발인은 21일이다.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한국콘텐츠진흥원의 대중문화예술 종합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연예기획사 수는 11월 기준 2266곳에 이른다. 또 지난해 말 1963곳에서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모든 기획사가 아이돌 가수를 양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급격히 커지는 연예매니지먼트 산업의 단면을 보여 준다”고 진단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아이돌 그룹 데뷔 연습생들은 대부분 10대에서 20대 초반으로, 학업과 일상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고 춤과 노래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도한 연습 스케줄, △무리한 다이어트, △연습생 간의 경쟁에 노출돼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흥행에 성공한 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 연습생들의 경쟁 담론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대표적 사례로 분석했다. 연습생들의 간절함, 치열한 경쟁 과정, 탈락하는 연습생들의 눈물이 진심이었기 때문에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이 연구원은 “연습생들은 학습권 침해를 비롯해 각종 인권침해를 당해도 대항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아이돌 가수의 활동도 노동의 과정으로 봐야 하며, 소외된 문화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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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7월13일 걸그룹 육성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표방한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첫 회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퇴교하는 참가자가 나왔다. 이에 대해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은 한 매체를 통해 걸그룹의 노동 여건이 “18세기 산업혁명 당시 미성년의 착취 구조와 닮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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