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석윤의 라커룸]스트라이크존 확대, '스피드업' 대안 될 수 없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경기시간 단축(스피드업)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닝 중 투수 교체 시간을 종전 2분 45초에서 2분 30초로 줄이고, 공수교대도 2분 안에 이뤄지도록 했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소요시간(3시간 27분)은 역대 최고로 길었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혔다. 지난 12일까지 열린 예순한 경기를 보면 평균 소요시간은 3시간 20분으로, 지난해보다 7분 줄었다. 첫 열일곱 경기에서는 경기당 평균 3시간 26분이었다. 조금씩 노력한 결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근본적으로 경기시간을 줄이려면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해 투수들의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지도록 유도하고, 그러면 타자들도 초구서부터 공격적인 승부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스트라이크존이 좁아 투수들이 받는 불이익이 경기 지연을 야기하는 원인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이는 경기시간 단축과 별개로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투수들이 타자와 좋은 승부를 하려면 스트라이크만 잘 던져서는 안 된다. 때로는 '좋은 볼'을 던질 수도 있어야 한다. 타자들도 마찬가지다. 상대 투수의 특징을 파악하려면 그만큼 공을 많이 봐야 한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졌다는 이유로 더 자주 방망이를 돌린다는 보장도 없다. 투수와 타자가 공 한 개를 놓고 벌이는 풀카운트(3볼-2스트라이크) 승부는 야구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
대안을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찾으면 어떨까? 시간이 무의미하게 허비되는 부분을 찾아 최소화하는 것이다. 다소 논란은 있었지만 타자들의 불필요한 타석 이탈을 제재한 시도가 좋은 예다. 어차피 야구 경기는 시간의 제한이 없다. 종목의 특성상 경기가 길어질 여지는 많다. 다만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시간을 줄여 밀도 있는 경기를 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단, 이 노력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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