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연·김광일 공동대표, 회생개시 열흘만에 기자간담회
누구도 피해 입지 않도록 모든 채권 변제할 것"
"책임 있는 자세로 모든 채권을 변제하고, 기업회생절차로 인해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은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회생절차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협력사와 입점주, 채권자 등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MBK 파트너스의 부회장을 겸하는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와 조 사장을 비롯한 회사 임원진 9명이 참석해 고개를 숙였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4일 홈플러스가 신청한 회생절차를 개시한 지 열흘 만에 공식적으로 입을 연 것이다.
회사를 대표해 회생절차 이후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입장 표명에 나선 조 사장은 유동성 문제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진화하기 위해 영업활동과 현금유입, 채권 변제 등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회생절차 개시 이후 1주일간 올린 매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4% 증가했고, 객수도 5% 신장했다. 또 전날 기준 하이퍼(대형마트), 슈퍼, 온라인 거래유지율은 95%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몰 99.9%, 물류 100%, 도급사 100% 등 나머지 부분들도 회생절차 개시 이전과 다름없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현재 회생절차가 개시되기 전인 지난 4일 이전 회생채권에 해당하는 상거래채권은 분할해서 순차적으로 지급 중이고, 회생절차 이후 매출분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변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만 홈플러스는 영업활동을 통한 회사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이해관계자들의 양해와 도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조 사장은 "현실적으로 모든 채권을 일시에 지급하기는 어려워 소상공인과 영세업자의 채권을 우선순위로 두고 이를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대기업 협력사들이 조금만 양보해 준다면 분할 상환 일정에 따라 반드시 모든 채권을 상환하겠다"고 약속했다.
홈플러스는 채권조사와 재산실태 및 기업가치 조사, 관계인 설명회 등을 거친 뒤 오는 6월3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회생절차 개시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채권 변제를 우선으로 한다"면서 "현재 구조조정이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등은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홈플 물품구매 전단채피해자 비대위, 본사 앞 기자회견
기업회생 신청 전 비상경영 등 노력도 안해
책임있는 자세 말할 자격이 있나" 비판
한편 홈플러스 경영진이 채권 전액 변제 계획을 밝힌 데 대해 피해 투자자들은 “급한 불만 끄고 넘어가겠다는 파렴치한 수법”이라며 비판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서울 강서구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가 갚겠다는) 채권이 어떤 채권을 말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전단채, ABSTB) 변제 여부와 함께 변제 일정 등이 분명하게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와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광일 부회장 등 홈플러스 경영진은 기자간담회에서 “책임 있는 자세로 모든 채권을 변제함으로써 이번 회생절차로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협력사와 임대 점주 등에 납품 대금·임대점포 정산금 등 상거래 채권을 순차적으로 변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전 비상 경영을 해서라도 갚으려는 노력을 보여야 했는데 어떤 노력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모든 채권 변제, 책임 있는 자세를 말할 자격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홈플러스의 전단채 발행이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 인지한 상태에서 이뤄진 ‘사기 행위’라는 점도 강조했다.

비대위는 홈플러스가 지난달 28일까지도 전단채 장외매수가 가능하도록 방치해 피해가 지속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전단채를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전단채가 물품 대금 지급을 위한 상거래 채권으로 분류되면 변제가 가능하지만 금융채권이 되면 돌려받을 가능성이 작다는 이유에서다. 비대위는 “정부와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가 가져간 전단채 피해자들의 돈을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하고 우선 변제되도록 해야 한다”며 “홈플러스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사재를 털어서라도 전단채를 매입한 모든 피해자에게 피해액 전액을 즉각 반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비대위 기자회견은 홈플러스 측의 기자간담회 개최 소식에 긴급하게 진행됐다. 피해 투자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한 40대 피해자(서울 양천구)는 “증권사에서 위험성에 대한 어떤 말도 없이 홈플러스, MBK파트너스만 믿으라고 해서 10억원 넘게 투자했는데 원금 전액 손실이라는 말도 안 되는 결과로 돌아올 줄은 몰랐다”며 “MBK파트너스도 일부분이라도 피해자 고통에 책임을 져야 한다. 원금만이라도 보전을 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