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세명에게 듣는 부자들의 투자 움직임...약세장에 관망 거듭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지점이 한가합니다. 요즘은 고액자산가 분들도 움직임이 거의 없네요."


8월이후 이어지고 있는 약세장에 부자들도 한껏 몸을 움츠렸다. 주식시장에서 발을 뺀 고액자산가들은 안전한 상품에 현금을 모아놓은 채 기회를 노리며 관망에 관망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증권사의 대표적인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점포에서 고객들의 자산관리를 돕고 있는 프라이빗 뱅커(PB) 세 명으로부터 요즘 부자들의 움직임을 들어봤다.

◆"앞이 캄캄. 주식투자 안 한다"=김재훈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센터PB는 유럽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어떤 결론이 도출될 지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 증시를 전망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럽의 재정위기 상황이 오래 지속될지 아닐지조차 판단하기 힘들다"는 것.


그래서인지 김 PB의 고객들도 손을 깔고 앉아만 있다. "고객들이 이미 현금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상황인데 낙폭이 커도 주식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 김 PB는 "주식거래를 하는 고객들이 있긴 하지만 종목이 한정돼 있고, 거래대금도 적다"며 "딱히 선택할 만한 종목도 찾기 힘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코스피 2000선에서 물려 있는 고객들도 제법 돼 보인다고 한다.

◆"시장 돌아설때까지 실탄 확보"=조혜진 삼성증권 SNI서울파이낸스센터 PB는 "주식시장이 상승장으로 전환 할 때까지는 최대한 실탄을 확보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고객들에게도 현금보유를 늘리는 것이 현명한 투자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가운데, 주식에 투자한 자금에서 일부 수익이 발생하면 즉시 현금화하는 전략이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은 하락장을 방어하는 원금보장 ELS상품이나 월지급형 상품에 투자토록 하고 있다.


고액자산 고객들 역시 매우 조심스러운 자세로 돌아서 있다. 조 PB는 "연말이면 다음해 경제지표를 발표하는데 고객들은 발표된 경제지표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보수적인 시각에서 내년 시장상황을 판단하고들 있다"고 전했다.


조 PB는 "약세장이 내년 1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1600선을 바닥으로 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주가가 잠시 살아났다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중한 시장 판단을 당부했다.


◆"급락장 재연 가능성에 대비"=서재연 대우증권 PB Class 갤러리아 PB는 다시 찾아올지 모를 급락장에 대비한 헤지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인버스ETF를 일부 보유함으로써 박스권에서 단기간 하락하더라도 원금 손실을 줄일 수 있는 투자방법을 추천하고 있다.


서 PB 역시 실탄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현금비중을 50~70%까지 늘리고 있다"며 "확보한 현금은 만기 2개월짜리 국고채를 매입해 보유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이라고 하는 채권조차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토록 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등급이 하락하는 만약의 상황까지 대비해 무위험 채권을 주로 취급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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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PB는 "증시가 바닥을 찍고 상승하기 전까지는 단기간에 나타나는 상승장에 일희일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시장이 반등하더라도 따라가기보다는 반대로 가는 전략이 오히려 유효하다"고 밝혔다.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도 있는데 아직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기회가 생겼을 때는 순발력있게 대응한다. 1700선 밑으로 떨어졌을 때 IT나 자동차 관련주를 매수한다거나, 개별종목에 특별한 이벤트가 생겼을때 주식을 사들인다는 것. 최근에는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돼 급락했던 셀트리온을 매수했다고 전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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