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오랫동안 의존해온 라면에서 벗어나,
"라면만으론 부족해."
스낵에 눈 돌린 농심, 스낵사업 '제2의 코어사업'으로



이제는 스낵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주력 사업이던 라면의 매출 비중이 압도적이긴 하지만,
앞으로는 스낵을 ‘제2의 코어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힌 건데요.
그 배경에는 글로벌 가공식품 시장에서 스낵이 차지하는 막강한 영향력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 스낵 시장 규모는 약 973조원(6800억달러)에 달했고,
올해는 무려 1001조원(7000억달러)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해요.
그만큼 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다는 건
기업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중요한 전략이라는 의미겠죠.
국내에서도 과자 수출이 활발한데,
지난해 1~11월 기준 전체 베이커리 수출의 72.5%를 과자가 차지했다는 통계도 있어요.
농심은 지금까지 라면, 스낵, 식음료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작년 기준 매출 비중을 보면 라면이 71.5%, 스낵은 12.5% 수준이었습니다.
수출액으로 보면 격차가 더 벌어지는데,
스낵 수출은 290억원으로 라면 수출(2467억원)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죠.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어요.
그 변화를 이끈 건 다름 아닌 블랙핑크 제니였습니다.
제니가 지난 3월 미국의 한 토크쇼에 출연해 농심의 '바나나킥'을 가장 좋아하는 한국 간식으로 소개했는데요.
이후 미국 내 바나나킥 수출 물량은 전월 대비 무려 69%나 증가했습니다.
제니가 들고 나온 과자 하나에 농심의 시가총액이 2600억원 가까이 뛴 것도 인상적이죠.


이런 관심은 바나나킥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바나나킥의 '동생' 격인 메론킥도 출시 직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요.
첫 주에만 144만 봉지가 팔렸고,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이 350만 봉지를 넘었습니다.
주요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는 스낵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할 정도였고요.
덕분에 기존 바나나킥의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고 하니,
'킥 시리즈'가 농심의 효자 노릇을 제대로 하는 셈입니다.
농심은 이 기세를 몰아 하반기부터 바나나킥과 메론킥을 앞세워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입니다.
또 올해 안으로 새로운 과일맛 킥 시리즈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해요.
이 밖에도 '빵부장'이라는 이름의 스낵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일본에서 유행하던 소금빵을 스낵화한 제품으로, 일본 관광객들 사이에서 '최애템'으로 등극하며 신드롬을 일으키는 중입니다.
이미 일본과 중국 시장에 진출해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농심은 과거 인기 있었던 스낵을 다시 출시하는 '레트로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요.
올해만 해도 1980~1981년대 출시됐던 '비29' '클레오파트라 포테토칩'을 재출시했으며,
클레오파트라 포테토칩은 솔트앤올리브' '솔트앤김' 등 파생 제품도 연달아 내놓으며 라인업을 확장 중입니다.
이제 농심은 국내외 스낵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장기적으로 해외 생산과 유통망도 넓히겠다는 계획입니다.
현지 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거나,
아예 현지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라고 하네요.
회사 측은 "농심의 제2성장 엔진으로 스낵 사업을 확고히 하겠다"며 "다양한 제품군으로 라인업을 지속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농심이 라면의 집을 떠나 과자의 나라로 본격 이사 갈 준비를 시작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