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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40여 명이 일터를 잃었다…"매일매일 피 말라" 하청·후방업계 비명

35년 된 레미콘 회사도 무너져

"사장이 억지로 구조조정까지 해가며 버텨봤지만 결국 폐업했어요"

"6개월 동안 10억원이 깨졌다고 들었습니다. 사장이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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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레미콘업체 T사는 지난달 30일 폐업했습니다. 35년간 이어온 회사였는데요. 직원 30여명과 레미콘트럭 기사 15명 등 40여명이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고 말았습니다. 이곳에서 일한 레미콘트럭 기사는 현실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건설사 발주에 의존하는 후방산업이 줄줄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건설업은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큽니다. 건설 현장에 콘크리트를 공급하는 레미콘 업체는 건설사 없이는 버틸 수 없는 대표적인 후방산업입니다. 대구에서만 최근 레미콘 업체 3곳이 문을 닫았고, 다른 2곳도 폐업을 준비 중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건설업의 전후방 생산유발계수는 지난해 기준 1.970으로, 제조업(1.973)과 비슷하고 전 산업 평균(1.804)보다 높습니다.

시멘트 소성로 중단·철강 휴업

시멘트 업계도 올해 사상 최악의 판매량을 예상하고 있는데요.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시멘트 내수 판매량이 전년 대비 22% 줄었다"며 "연간 판매량은 예상치 4000만t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전국 시멘트 생산용 소성로 30여기 중 11기가 이미 가동을 멈췄습니다. 그는 "시멘트 산업은 설비 중심 산업으로, 개·보수나 환경 관련 투자비가 계속 들어간다"며 "수익성 악화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13일 서울 시내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시내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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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용 철근 등을 생산하는 철강업계도 타격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건설 수요가 줄면서 주문이 급감하자 공장 가동을 멈추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동국제강 인천공장은 53년 만에 처음으로 조업을 중단했고 현대제철 포항2공장도 철근, 특수강봉 생산을 중단하고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어요.


원청업체 공사비 지연 일상화

최근 건설사들의 줄도산에 하도급 생태계는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철근·전기·창호 등 세부 공정을 하청받아 생계를 유지하는 전문건설업체들이 공사 물량 감소와 건설사 유동성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아파트 건설 현장에 통상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하도급 업체가 계약을 맺기에, 대금을 치러야 할 원청이 도산하면 하도급 업체의 부도 도미노가 펼쳐지게 됩니다.


대구 남구 대명동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돼 있다. 강진형 기자

대구 남구 대명동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돼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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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하도급 대금이 깎이고 지급 시기가 밀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도산과 폐업 등으로 돈을 못 받게 되면서 전문건설업계 어려움은 점차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기 지역의 한 전문건설업체 대표는 "원청에서 받아야 할 공사비가 100이라면 70만 준다"며 "나머지 30은 준공 후 준다고 하지만 결국에는 감액을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부산 지역 전문건설업체 대표도 "시공사는 계약 단계에서 자기 마진을 먼저 확보하고 나머지를 하청에 넘긴다"며 "원자재 가격이 오르더라도 하청 단가를 깎는 식으로 손실을 줄이기에 원청은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시공사들은 원하는 수준의 단가가 나올 때까지 유찰을 반복한다"며 "민간공사는 유찰 제한도 없어 결국 최저가 낙찰만 남는다"고 했는데요. 일감을 따내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최저가 낙찰을 받는데 이에 따른 손해는 하청업체의 몫이라는 뜻입니다.


공사 대금을 못 받으니 세금 내기도 버거운 상황이 된 건 당연합니다. 전북 지역 전문건설업체 대표는 "10억원짜리 공사를 하다 부도나도 부가세 1억원은 반드시 납부해야 한다"며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고 말했습니다. 공사 대금 대신 미분양 아파트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에도 취득세 13.2%를 내야 한다고 합니다.

'건설위기 보고서' 글 싣는 순서
<1-1> 공사 멈춘 건설현장, 무너진 일용직 삶
<1-2> "3~4곳 추가 부도"…정리대상 된 중견 건설사
<2-1> '돈줄'인줄 알았는데 '덫줄'된 PF
<2-2> 다주택 규제 완화, 지방 부동산 회복 열쇠
<3-1> "하루하루 피 말라" 흔들리는 하청·후방업계
<3-2> 대형사도 못 피한 임금체불
<3-3> LH·지자체도 임금체불 ---> 공공 발주 현장 임금체불
<3-4> 대통령도 나섰다…수직 구조 개혁 시급
<3-5> 불법 재하도급 없이 버틴 이 회사
<3-6> 무너진 현장에서 손잡았다
<4-1> 외국인 건설인력, 내국인 일자리 잠식
<4-2> '외국인 규제' 아닌 '내국인 보호'로
<4-3> 채산성 악화 근본 원인 '잦은 재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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