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저조한 기업들에 주목=국민연금이 1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국내 기업은 90개에 이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지난 8일 공시한 '2018년 4분기 주식 대량보유 내역'에 속한 31개 기업들의 배당률 및 배당성향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2017년 연말 기준)를 보면 이 가운데 GS건설, 호텔신라, 신세계, 대림산업 등의 배당 지표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10%룰·5%룰에 경영간섭 쉽지않아=이른바 '10%룰'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가 적극 주주권을 행사하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10%룰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72조에 적힌 단기 매매차익 반환 원칙이다.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투자 목적을 바꿔 신고하면 신고일 기준으로 직전 6개월 안에 얻은 단기 차익을 반환해야 한다. 이후에도 6개월이 지나기 전에 매도하면 차익을 회사에 돌려줘야 한다. 한 마디로 경영에 참가하고 싶다고 바로 경영권을 휘두르는 것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대리인 문제 시비가 불거질 여지도 충분하다. 국민연금 자체 역량만으로 투자기업들 주식을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자산운용사에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산운용사들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자금을 위탁받아 주식을 매매해도 주권을 국민연금이 가지고 있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연금 자금을 담은 펀드를 운용하면서 6개월마다 차익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면 주식 매매를 자유롭게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관투자가가 꺼리는 지분공시 의무인 '5%룰'도 주주 행동주의의 활동에 제동을 걸 수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상장사 주식을 5% 넘게 갖고 있을 경우 지분이 1% 이상 변동되면 5일 안에 지분공시를 해야 한다. 기업과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정보 제공을 통해 투기 자본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한 취지로 만든 룰이다. 해당 규정에 따라 지분 변동 때마다 일일이 공시를 해야 해서 매매 전략과 패턴 노출, 추종매매 등이 일어날 소지가 다분하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금융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긴 '5%룰'과 '10룰' 개선과 관련한 분석 결과가 다음달 나온다. 금융위가 이들 원칙을 완화하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경우 주주 행동주의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의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금융위에 국민연금의 5%룰 완화를 건의한 상황이다. 금융위는 5%룰 완화는 검토하되, 10%룰 완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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