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계, “현 CEO 체제, 내년에도 유지”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조선과 철강, 기계 등 중공업 주요 기업의 경영진들이 연말 인사에서 대부분 연임돼 2012년에도 현 경영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을 대비해 새로운 피를 수혈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됐으나 신선함보다는 팀웍이 더 중요하다는 최고 경영층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7일 삼성그룹이 발표할 사장단 인사에는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기석 삼성E&A 사장은 유임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2009년말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2년생 징크스’를 무색케 하듯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노 사장은 부임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HD한국조선해양 을 제치고 수주 잔량 기준 세계 1위(단일 조선소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7월에 이미 연간 수주목표 115억달러를 넘어선 데다가 수익 우선의 경영을 통해 유동성 면에서도 가장 안정된 상황을 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한지 1년만인 지난 3·4분기에 2000억원을 뛰어넘는 등 거침없는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입지를 더욱 탄탄히 굳히고 있다.이러한 박 사장에게 삼성그룹은 날개를 달아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 경영기획 총괄 사장을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에 오너 일가가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박 사장의 위상도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달 30일 정기 인사를 발표한 현대중공업 그룹도 이재성·김외현(중공업), 최원길(미포조선), 오병욱(삼호중공업) 등 최고경영진의 변동이 없었다. 현대중공업은 대신 지난 10월초 7개 사업본부중 일부 본부장의 보직을 이동시키는 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조직의 큰 틀을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다.

올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민계식 회장이 그룹의 전체 그림을 조율하는 가운데, 재무통인 이재성 사장이 그룹 경영의 디테일을 책임지고, 김외현 부사장이 생산과 설계 등 기술 부문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제가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오션 은 남상태 대표와 김유훈·이영만 부사장의 임기가 2012년까지지만 남 대표 체제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전망이다. 올해 실적 호조도 그렇거니와 회사의 향후 운명을 결정할 채권단의 지분 매각이 내년부터 본격화 될 전망이라 그 어느 때보다 손발이 척척 맞는 최고 경영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우조선해양은 종합중공업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그룹 경영체제 도입, 사명 변경 등의 작업도 진행중이라 현 경영진의 연임이 힘을 얻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제철 의 박승하 부회장·우유철 사장 체제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성재 사장의 승진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신 사장이 올해 처음으로 단독 대표이사에 오른 데다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1968년생)이라는 점 때문에 확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임흥수 현대위아 사장은 회사의 성공적인 상장과 매출 신장을 이뤄내며 정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반면, KTX전동차와 K-2흑표 전차의 결함 등으로 올 한해 큰 고비를 맞은 이민호 현대로템 사장의 입지가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초 정준양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POSCO홀딩스 는 이에 따라 패밀리 사장단 인사의 폭이 결정될 전망이다. 선임 후 3년간 경영혁신과 해외·신사업 진출 등의 성과를 올린 정 회장은 내년에는 최선·최악 등 시장 상황별로 작성한 다수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상황에 맞춰 유연한 대응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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