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 시장서 맥못추는 제약사들

-미국약 '프로페시아' 특허만료 되고도 1위자리 '굳건'
-국산약 인지도ㆍ가격 경쟁력 '전략부재' 한계 드러내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혜정 기자]먹는 탈모약 시장에 진출한 91개 국내 제약사가 단 1개의 외국사를 꺾지 못하고 고전 중이다. 인지도와 가격 경쟁력 등 두 가지 핵심 포인트를 모두 놓친 '전략부재' 탓이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제약사 MSD의 탈모약 '프로페시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193억원으로 시장점유율 70%를 기록했다. 출시 11년, 특허가 만료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시장 지배력은 강해져만 간다.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13%에 달한다.반면 국내 제약사들의 성적표는 '처참'하다. 2006년 말 프로페시아의 물질특허가 만료된 후 국내 제약사들은 복제약을 쏟아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총 91개 제약사가 제품을 내놨으니 웬만한 업체 대부분이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인 한미약품 의 '피나테드' 매출액은 지난해 29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JW신약 '모나드' 17억원, 동아쏘시오홀딩스 '알로시아' 7억원, 대웅제약 '베아리모' 6억원 순이다.

91대 1의 게임에서 국내사들이 완패한 이유는 명확하다. 통상 복제약은 신약(오리지널)보다 싼 값에 팔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복제약의 가격을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한 것이 경쟁력 하락의 원인이 됐다. 약국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프로페시아의 한 달 처방가격은 통상 5만~5만5000원선이다. 이에 비해 피나테드나 알로시아는 4만원 안팎, 모나드는 4만~5만원선으로 신약 대비 28% 정도 싸거나, 일부에선 비슷하다. 가격 측면에서 굳이 복제약을 구입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프로페시아의 높은 인지도와 로열티(충성도)를 깨기 위한 뾰족한 전략이 없는 것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시장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가격을 내리면 판매가 늘 것인지조차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사들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에 어리둥절 하는 사이 프로페시아의 장악력은 더욱 커져 '속수무책'이 된 상황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실패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긍정적이지 못하다. 유사한 시장구조를 가진 발기부전 치료제의 경우 국산약이 저가공세를 펼치자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신약들이 고육지책으로 가격을 내렸던 점을 감안할 때 그렇다.

생각보다 쉬운 게임이 되자 MSD의 태도는 여유 그 자체다. 한국MSD 관계자는 "탈모약의 경우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되는 만큼 한 번 먹던 약을 계속 이용하는 이용패턴이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박혜정 기자 park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