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지금까지 국내 노동시장에선 오래 일한 사람이 적게 일하고 돈도 많이 받는 연공서열형 임금구조가 일반화 돼 있었다. 이렇다 보니 직장 후배가 상관으로 올 경우 막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회사를 떠나는 일도 일반화 됐다.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가 정착되면 회사 입장에선 노련한 숙련공들의 경험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게 되고 합리적인 임금 테이블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노동자 입장서도 일정 시기를 지나면 은퇴하는 대신 육체적인 노동 강도를 줄여가며 은퇴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노동시장 환경과 문화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고도성장기에 만들어진 연공서열형 임금구조에서 벗어나 노령화 시대를 준비하는 합리적이면서도 유연한 노동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는 꼭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8일 삼성그룹은 오는 2016년 만 60세 정년연장 시행을 2년 앞두고 이달부터 60세 정년연장,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각 계열사 사원협의회는 사측과 정년을 종전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하고 55세를 기준으로 매년 10%씩 임금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삼성그룹이 두 가지 제도를 앞당긴 까닭은 2년 뒤 정년연장 제도가 시행될 경우 1959년, 1960년생은 법 적용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어차피 2년 뒤에 도입해야 할 조치라면 선제적으로 시행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도다. ◆LG, 포스코, GS 등 국내 주요 기업 수년전부터 임금피크제 도입=이미 LG, 포스코, GS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다만 정년연장 나이나 임금구조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같은 회사에서 사무직과 생산직을 별도로 구분한 회사도 있다.
중소기업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많은 운송업계 관계자는 "통상 입사 20년 이내에 부장에 오르면 40대 후반인데 부장직에 15년 이상 머물러야 60세가 된다"면서 "전체적으로 승진을 늦춰야 하는데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등 일각에선 임금피크제와 관련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재계는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가 정착될 경우 연공서열 중심의 노동문화가 합리적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년연장 및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 구조로 인해 업무에 비해 과도한 임금을 받는 사례가 많았는데 임금피크제가 정착될 경우 이런 사례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 역시 연장자들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고 합리적인 임금 테이블을 제시할 수 있어 노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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