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 대해부]시총 최상위 삼성·SK, 배당은 찔끔

[기업지배구조 대해부]시총 최상위 삼성·SK, 배당은 찔끔


100대 기업 중 82곳 평균 배당 성향 31.46%
삼성전자 17.8%, SK하이닉스 14.3% 저조
수익률 역시 1.6%·1.3%로 낮아
[아시아경제 기획취재팀=박철응·임혜선·박나영·권성회 기자] 국내 100대 기업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전체 코스피 기업들의 배당성향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 최상위 대기업들은 오히려 낮은 배당성향을 보였다.

아시아경제 기획취재팀이 시가총액 기준 100대 기업의 지난해 배당 현황을 분석한 결과, 84개 기업이 지난해 말 배당을 실시했다. 현금배당이 아닌 주식배당을 한 셀트리온, 올해 코스피에 상장한 아이엔지생명을 제외한 82개 기업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2.02%, 평균 배당 성향은 31.46%로 집계됐다.

지난해 코스피 전체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은 25.1%에 비해 높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다보니 배당 여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는 17.8%, SK하이닉스 14.3%, 현대차 20% 등 최상위권 기업들은 100대 기업의 절반 안팎에 그치는 저조한 배당성향을 보였다.

배당수익률 역시 현대차(2.8%)를 제외한 삼성전자(1.6%)와 SK하이닉스(1.3%)는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익을 활용해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왔던 기업들"이라며 "해외 투자가 이미 완료돼 있는 정유기업이나 증설 필요성이 비교적 적은 내수기업들의 배당성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내년부터 3년간 배당금 규모를 29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배당금 총액이 3조9919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의 배당정책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게임즈, 현대중공업 등이었다.

배당 성향이란,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지급된 총액의 비율을 뜻한다. 배당 성향이 낮다면 사내 유보금을 여유 있게 확보할 수 있지만, 높을수록 회사 이익을 주주들에게 많이 환원하는 것이다. 그만큼 투자가치는 상승한다.

배당수익률은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현재 주가가 1만원이고 배당금이 100원이라면 배당수익률은 1%가 되는 것이다. 시가배당률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 전체 기업은 물론 시총 상위 종목들의 배당 성향도 낮은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각국의 배당성향을 보면 호주(86%), 미국(54%), 독일(53%), 일본(35%)과 같은 선진국은 물론, 중국(34%), 인도(30%) 등 신흥국도 국내 기업들의 배당 성향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100대 기업 중 가장 높은 배당 성향을 보인 곳은 삼성전기 로 257.8%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47억원을 달성했는데, 배당금은 이보다 많은 379억원을 책정한 것이다.

LG이노텍 (119.5%)도 100%가 넘는 배당 성향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 49억원에 비해 배당금이 59억원으로 더 많았다. 이어 코웨이 (96.3%), LG전자 (94.8%), 삼성물산 (84.6%)이 높은 배당 성향을 보인 기업으로 조사됐다.

배당수익률 기준 최상위 기업은 7.31%의 정유기업인 S-Oil 이 차지했다. (5.4%), (5.2%)도 5%가 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현금배당이 아닌 주식배당을 실시한 셀트리온 도 5.68%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연말 배당을 실시했지만 중간 배당을 진행한 기업은 극히 드물었다. 100개 기업 중 11개 기업만이 올해 반기 배당을 실시했다. 이들의 평균 배당 성향은 21.87%를 기록했고, 평균 배당수익률은 0.85%를 보였다.

중간 배당을 실시한 기업 중 가장 높은 배당 성향을 보인 곳은 코웨이(68.4%)였다. 이어 한온시스템(57.8%), S-Oil(30.32)이 평균보다 높은 배당 성향을 기록했다. 배당수익률 상위 역시 코웨이(1.5%)가 맨 앞에 섰고, 한온시스템(1.4%), S-Oil(1.27%)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10.6%의 배당 성향과 0.6%의 배당률을 나타냈고, 현대차는 12.5%의 배당 성향과 0.6%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반기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의 가치를 높이려면 배당 정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대만의 경우 지난해 기준 배당성향이 63%다. 19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저배당 국가에 속했지만, 2000년대 중반 들어 빠르게 배당을 확대해 왔다.

대만은 배당 확대와 더불어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펼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이 덕분에 대만의 외국인 지분율은 1997년 8.7%에서 지난해 26.3%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효과로 외국인 지분율이 한때 40%를 넘어서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더불어 배당 성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재홍 센터장은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성장에 초점을 두고 주주환원보다는 투자에 우선순위를 둬 적극적인 배당 확대를 시도하지 못했다"며 "대만처럼 배당을 확대하면 주가수익비율(PER) 할증 등 밸류에이션 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시아경제 기획취재팀=박철응·임혜선·박나영·권성회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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