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갑질기업에 '책임투자' 논란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고려 사회책임투자 펀드 위탁 운용
문제 일으킨 기업들 다수 포함

회장 리베이트·조세포탈로 구속된 동아쏘시오홀딩스
회계부정 과징금 받은 효성, 비리백화점 한국항공우주 등
국민연금, 갑질기업에 '책임투자' 논란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국민연금공단의 책임투자펀드 목록에 '갑질' 등으로 문제가 됐던 기업들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사회책임투자(SRI)를 위해 환경(E)ㆍ사회(S)ㆍ지배구조(G) 등의 요소를 고려해 책임투자펀드를 위탁 운용 중이다.

16일 국민연금 책임투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위탁운용 책임투자형펀드는 총 6조3700억원 규모다. 국민연금은 내부 지침과 규정에 따라 전년도 말 기준 책임투자를 고려하는 자산군의 세부내역을 올해 3분기에 공시한다.국민연금이 5% 이상 보유한 종목 중 책임투자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종목은 지분율 순으로 삼양홀딩스 (13.50%), KT나스미디어 (13.50%), 리노공업 (13.50%), 서흥 (13.50%), SK디앤디 (13.50%), 종근당(13.50%), 코오롱인더 스트리(13.46%), LX인터내셔널 (13.42%), DL (13.30%) 등이다.

이 중 J사는 지배주주인 L 회장의 갑질로 최근 논란이 됐던 기업이다. L 회장은 운전기사들에게 폭언을 일삼아 경찰 조사를 받았고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국민연금은 가장 최근인 지난달 26일 기준으로도 J사 지분을 11.37%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책임투자를 위해 ESG 요소를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후변화, 청정생산, 친환경 제품개발, 인적자원관리, 산업안전, 하도급 거래, 제품안전, 공정경쟁, 주주의 권리, 이사회 구성과 활동, 감사제도, 관계사 위험, 배당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그런데 근로환경과 인권 및 다양성 관리 수준을 보는 S 요소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회사에 국민연금이 책임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은 회장이 구속된 동아쏘시오홀딩스 도 책임투자 종목으로 분류했다. 지난해 말 기준 11.60%의 지분을 보유했고 이달 10일 기준 지분율은 12.76%로 더 늘어났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강정석 회장은 50억원대 의약품 리베이트와 100억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지난 8월 수감됐다.

회계부정과 감사위원 독립성 문제를 지적 받은 효성 또한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종목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효성 지분 11.88%를 보유했고 지난 10일 기준으로는 10.95%를 보유 중이다.

효성은 회계부정으로 지난달 금융당국으로부터 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또 감사이사가 최대주주측 인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며 지난해 3월 주주들의 반대로 감사 선임이 부결된 적이 있다. 지난달 새 감사이사를 선임했으나 이들 중 일부에 대해서도 경제개혁연대는 독립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김명자 감사는 조석래 효성 전 회장의 부인인 송광자 부사장의 경기여고 동문이고 권오곤 감사는 조 전 회장과 경기고 동문"이라고 지적했다.

'비리백화점' 한국항공우주 (KAI)도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목록에 포함돼 있다. 국민연금의 한국항공우주 지분율은 지난해 말 8.22%였고 올해 8월에는 7.02%였다. 한국항공우주는 하성용 전 대표가 분식회계 및 횡령ㆍ배임 등 혐의로 기소됐고 현재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책임투자는 위탁 운용되고 있는데 개별 기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없다"며 "사후에 펀드 평가 때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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