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美금리에 투심 얼었다…증시, 올들어 최대폭 하락

코스피 2.5%'뚝'…코스닥 3.9%폭락
외국인 선물시장서 1.6조원어치 순매도
SVB파산·2월 CPI 경계심리 유입된 탓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매도 매물을 쏟아내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2%, 3%대 하락세로 장을 끝냈다.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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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56%(61.63포인트) 폭락한 2348.97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0.84% 하락한 2390선으로 장을 출발했지만, 장중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은 6380억원어치 주식을 팔았고, 기관은 장 막판 순매수로 전환하며 218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개인은 나 홀로 567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물시장에서도 1조6100억원 규모로 순매도에 나서며 위험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투심을 확인시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추가 악화 가능성이 작다는 글로벌 금융당국의 언급에도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는 지속됐다”며 “오늘 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발표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도 증시 변동성을 확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2월 근원 CPI는 5.5%로 1월 근원 CPI 5.6% 대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다만 1월 CPI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시될 경우 금리 인상 우려가 재등장함으로서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3원 오른 1311.1원에 마감했다. SVB 사태가 완만하게 봉합되어 금리 인상 경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과 2월 CPI 경계심리가 유입되면서 오름세로 장을 끝마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현재 시장의 관심은 SVB에서 물가 데이터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일제히 하락세로 장을 끝냈다. 삼성전자 는 1.67% 내린 5만9000원에 장을 끝냈다. LG에너지솔루션 (-2.66%), SK하이닉스(-3.8%), 삼성바이오로직스 (-0.77%), 삼성SDI (-1.76%), LG화학 (-1.81%), 현대차 (-2.84%), NAVER (-3.21%), 기아 (-3.17%) 등도 내렸다.


업종별로는 SVB 사태 여파로 금융주들이 약세를 이어갔다. KB금융 은 3.78% 넘게 내렸고 하나금융지주 (-3.86%), 신한지주 (-2.64%)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6% 하락세를 보이며 장을 시작했지만, 장중 하락 폭이 커지면서 4% 가까이 폭락했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1%(30.84포인트) 내린 758.05로 장을 끝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41억원, 2612억원어치 주식을 팔았고, 개인은 홀로 510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보면 에코프로 (2.63%)와 에스엠 (1.86%)를 제외하곤 모두 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 은 3.2% 넘게 떨어져 19만6500원에 거래됐고, 셀트리온헬스케어 (-2.89%), 엘앤에프 (-3.81%), HLB (-5.9%), 카카오게임즈 (-0.81%), 셀트리온제약 (-4.99%) 모두 내렸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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