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컸던 국민연금, 실제 칼날은 무뎠다

조현준 회장 사내이사 선임 등
반대표 던진 안건들 잇단 통과
남은 주총서도 큰 이변 못낼듯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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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올해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목소리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올린 안건들이 줄줄이 통과됐다.


24일 경영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열린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진 기업들의 대한 안건 모두가 원안대로 통과됐다. 국민연금은 지난 7일 상장사 56개사에 대해 주식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면서 적극적 의결권 행사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 현대차 , 대한항공 등 주요 대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포스코, KT&G , 신한지주 등 9개사의 경우에는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이라 긴장의 끈을 더 놓지 못했다. 국민연금의 입김에 따라 기업 경영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우에 불과했다. 지난 20일 효성의 주총의 경우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총괄사장, 정동채 전 문화부장관의 사외이사 선임 건에 국민연금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지만 원안대로 통과됐다. 지분10%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조현준 회장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이력, 과도한 겸임 등을 이유로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했다. 조현준 회장은 작년 징역 2년의 유죄 선고를 받는 등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는 일부 평가를 받고 있다.


같은 날 열린 하나금융지주 주총에서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9.94%)이 반대한 사외이사 선임 7건과 감사위원 선임 4건이 모두 통과됐다.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BNK금융지주 와 2대 주주로 있는 삼성증권 의 주총에서도 각각 손광익 사외이사 선임, 사재훈 사내이사 선임 등에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안건들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앞으로 남은 주총에서도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큰 이변을 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오는 25~26일 열리는 우리ㆍ신한금융지주의 주총에선 손태승, 조용병 회장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이들 두 회장 연임 건에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예금보험공사(17.25%)에 이어 우리금융의 2대 주주(7.71%)이며 신한지주 는 9.38%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지분율에 비해 우호적인 주주들의 지분이 많아 두 금융지주의 연임 안건은 무리없이 통과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잘 통하지 않은 것은 지분율이 압도적이지 못한 이유가 크다. 국민연금이 현재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기업은 만도로 최대주주(30.26%)의 절반 수준인 14.34% 수준이다. 최대주주 지위를 보유한 7개 기업 지분율 역시 10% 내외에 그친다.


다만 찬반 의견이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의 낮은 지분율로도 캐스팅보트 역할이 가능할 전망이다. 27일 열리는 한진칼 주총이 주목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대 안건은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조원태 회장 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 모두 30% 중반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지분율 2.9%로 국민연금 비중이 높지 않지만 다른 기관투자자나 소액주주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남매간 경영권 분쟁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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