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포저 상한 5% 풀어달라" 李 순방 동행 금융권, 인도 당국에 촉구

5대 은행 직원 600여명, 재보험사 진출
현지은행보다 강력한 규제에 영업 애로
보험사, 근로자 정주 여건 개선 요청

이재명 대통령 인도 순방에 동행한 주요 은행 등 금융권이 현지에서 인도 당국에 자본 규제 완화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들은 인구 15억명에 육박하는 잠재력 있는 시장인 인도에서 현지 자본 투자 상한 비율 규제로 인해 기업 대출 등 굵직한 업무 영역에서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회사들 또한 현지 근로자 정주 여건 개선 등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은행들 "5%·10% 대출 규제에 영업 발 묶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이 대통령 인도 순방 기간 중 열린 '한-인도 금융협력포럼'에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인도 재무부 및 국제금융서비스센터 당국(IFSCA)에 자본 투자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상한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포럼엔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등도 참석했다. 인도 측에서는 재무부, IFSCA, 국립결제공사(NPCI), 주요 금융사 및 핀테크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인도는 국내 은행들에 성장 잠재력 높은 미개척지다.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현지 주재원 및 직원 수는 669명에 달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금융그룹으로 지점이 아닌 현지 법인 형태로 영업하며 뭄바이, 뉴델리 등 6개 지역에서 406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어 우리은행(111명), 하나은행(71명), KB국민은행(61명), NH농협은행(20명) 순이다. 현대캐피탈(40명), 코리안리 (채용 중) 등 제2금융권 진출도 활발하다.

하지만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인도 국제금융지점(IBU)은 단일 차주에 대해 모행(모회사) 티어1 자본(보통주 자본·기타 기본자본)의 5%, 차주 그룹엔 10%의 익스포저 상한 규정을 적용한다. 현지 기업에서 대규모 대출 수요가 있어도 은행 자기자본의 5% 미만만 대출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인도 현지 은행의 대출 상한은 20~25%에 달해 국내 은행은 고객 유치 및 계약 확대 경쟁에서 불리한 구조다.


이로 인해 5대 은행은 우량 대기업 고객 유치와 신용장 기반 매입(LCBD) 확대 등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 인도 당국의 해외 차입 규제(티어1 자본 100% 초과 금지 등)와 지점 설치 시 최소 자본금(2000만달러·약 296억원) 요건, 달러나 외화로만 수취가 가능한 예수금 규정 등도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금 규모를 설정할 때 인도당국이 모행 자본금을 반영하도록 규제를 풀어주면, 우량 대기업 거액 여신 영업을 통해 대출 실적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도 당국의 규제를 풀어줄 가능성은 낮으나, 규제 완화가 전제돼야 본격적인 영업 확장에 나설 수 있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사 "근로자 정주 여건 개선 필요"

"익스포저 상한 5% 풀어달라" 李 순방 동행 금융권, 인도 당국에 촉구

손해보험업계 역시 인도 시장 개척을 위해 당국에 현지 근로자 정주 여건 개선을 요구했다. 손보협회는 구자라트주 국제금융기술특구인 '기프트시티(GIFT-city)' 진출 요청을 받았으며 향후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한 상황이라 본격적인 진출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사무소가 이미 철수한 이력이 있으며 6대 손보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 모두 당장은 구체적인 진출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인도에선 코리안리재보험이 영업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은 신뢰 구축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사회적 성숙도가 아직 낮다"며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조사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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