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조달 나선 유통가…이마트, 이번에도 흥행할까

연초 유통가 회사채 발행 시장서 자금 조달
롯데쇼핑·롯데지주·신세계·신세계푸드 등 증액

이마트 31일, 호텔신라 2월5일 수요 예측
자회사 부진·등급 전망 '부정적'…흥행 '관심'

회사채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연초 효과’가 나타나면서 유통 기업들이 잇따라 자금 조달에 나섰다. 실적 부진과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업황 전망은 어둡지만, 유통업계는 증액 발행에 성공하며 일단은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1일 이마트가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는데, 시장의 평가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롯데쇼핑 (AA-·안정적), 신세계 (AA·안정적), CJ제일제당 (AA·안정적), 롯데지주 (AA-·안정적), 신세계푸드 (A+·안정적), 호텔롯데(AA-·안정적), 대상 (AA-·안정적) 등이 회사채 발행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자금 조달 나선 유통가…이마트, 이번에도 흥행할까

이들 유통 기업은 이전에 회사채 발행을 통해 빌렸던 돈을 갚기 위해 잇따라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수요 예측을 앞둔 유통사는 이마트 (AA·부정적)와 호텔신라 (AA-·안정적)가 있다. 이마트는 채무 상환을 위해 2000억원을, 호텔신라는 채무 상환과 면세상품 거래처의 상품 구매대금 지급을 위해 2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앞서 수요예측을 진행한 유통사들은 모두 완판에 성공했다. 유통업계를 강타한 내수 소비심리 위축, 수익성 부진, e커머스 업계의 경쟁 위협 등에도 무난히 자금을 조달했다. 롯데쇼핑(AA-·안정적)은 지난 18일 총 3350억원 규모 2년물, 3년물, 5년물을 발행했는데 수요예측으로 1조1450억원을 받아내며 당초 모집 규모(2500억원)보다 850억원을 더 발행했다. 3년물의 경우 가산금리가 더 붙게 됐지만, 롯데그룹의 유동성이 좋지 못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숨은 돌린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AA-·안정적)도 2600억원 모집에 7300억원을 받아내며 3000억원 증액 발행했다.


중구 순화동 이마트 본사.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중구 순화동 이마트 본사.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수요예측 결과가 주목되는 곳은 이마트다. 그동안 이마트는 회사채 시장에 등장할 때마다 수요예측에서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받아내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1월에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175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으며, 7월엔 4000억원 모집에 1조2100억원의 자금이 쏠리기도 했다. 증액 발행을 하는 것도 수월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달 신용등급 전망이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떨어진 뒤 처음 진행하는 자금 조달인 탓이다.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이마트의 불안함은 금리밴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3년물과 5년물 모두 금리밴드(?30bp~50bp) 상단을 50bp까지 열어 둔 것인데, 가산 금리를 최대 50bp 더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을 내세웠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조만간 AA-로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발행시장에서 사들인 채권이 향후 유통시장서 더 저렴하게 팔릴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투자 위험도가 커져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싸지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은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리며 “이베이코리아, W 컨셉 인수로 약해진 재무구조와 건설 자회사의 실적 부진"을 등급 전망 하향의 이유로 지목하고 있다.


본업 경쟁력을 고려할 때 등급 전망이 안정적이나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지만, 재무구조와 부동산 경기가 단기간에 좋아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을 찾은 기업들이 수요예측에서 풍부한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며 "다만 신용등급이 '부정적'인 기업들에 대한 투심은 확인해 봐야 하며 기초체력이 탄탄한 기업 중심으로 수요가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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