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에 이어 보험사에 대해서도 동산담보대출을 취급하도록 했지만 출시 2개월 간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을 무시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다. 보험업계에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캐피탈, 상호금융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오히려 취급 업권을 확대하는데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보험사들은 동산담보대출 성격상 고객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용고객인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주거래은행과 대출 같은 금융거래를 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산담보대출은 주로 중소기업이 이용하는데, 은행을 두고 굳이 보험사를 찾아와 대출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담보를 평가할만한 인프라가 없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담보를 기반으로 자금을 빌려주기 위해서는 담보 물건의 가치를 평가해야 하는데, 보험사 입장에서 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 은행과 달리 담보대출을 취급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는 담보평가가 불가능해 감정평가법인과 제휴를 맺었다"면서 "하지만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 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담보로 받을 수 있는 동산의 범위를 제한한 상태다. 생ㆍ손보협회가 최근 발표한 '보험권 동산담보대출 표준안'에 따르면 기계설비와 같은 유형자산과 원자재 등의 재고자산, 매출채권 등으로 한정했다. 은행권에서는 허용된 농축산물은 제외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농수산물을 담보에 포함하면 보관하기도 어렵고 차주(借主)가 제 때 상환하지 못했을 때 처리하기도 곤란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