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상체제] 정기주총 3월말로 연기…2008년특검 이후 처음

-삼성 주요 계열사들 정기주총 늦춰져…안건도 대폭 후퇴할듯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아시아경제DB)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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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삼성전자 를 비롯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정기주주총회를 3월말로 연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으로 주총 안건도 대폭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주총이 3월20일 이후에 열리는 것은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이후 처음이다.

22일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정기주총 일정이 확정된 후 다른 계열사들도 주총일정을 잡아왔다"며 "통상 3월 중순 이전에 주총을 해왔는데 올해는 3월 막바지에야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 계열사들은 이르면 3월10일, 늦어도 20일 전에 정기주총을 개최해왔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2월12일 정기주총소집 공고를 낸 후 다음달 11일 주총을 개최했다. 삼성SDI , 삼성전기 , 삼성생명 , 삼성에스디에스 , 삼성물산 등은 삼성전자의 정기주총 소집공고일 후인 2월15일에서 23일까지 주총공고를 낸 후 삼성전자와 같은 날 주총을 가졌다.

하지만 이날까지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들 중 주총공고를 낸 회사는 없다. 보통 4주 전 주총 소집공고를 냈던 점을 감안하면 3월말 정기주총이 개최될 전망이다. 정기 주총은 결산일로부터 90일 내 열어야 하기 때문에 12월 결산 법인인 삼성 계열사들은 3월을 넘길 수 없다.

주총이 늦춰지면서 안건 내용도 당초 계획에서 대폭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 검토를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 주총에서 중간 검토 결과를 발표하고,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선결 요건인 인적분할을 위한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해왔다. 하지만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안 등 민감한 내용은 이번 주총 안건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모든 경영이 올스톱된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논의할 수 있겠냐"며 "애초 약속했던 글로벌 기업 출신 사외이사 추천도 안건에 포함할지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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