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세 끄떡없는 '저PBR 펀드'…믿을 건 현금·자산

PBR 상위 30개 펀드 수익률 -17%, 하위 30개 펀드는 -1.88%로 선방…현금·투자여력 큰 저평가株 강세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국내 정치 불안으로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산가치가 큰 종목들에 투자한 펀드는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50억원 이상인 국내 액티브 주식형펀드 중 주가순자산비율(PBR) 하위 30개 펀드(평균 PBR 0.971배)의 올해 평균 수익률(지난 24일 기준)은 -1.88%를 기록했다.같은 기간 PBR가 높은 펀드 30개(평균 PBR 3.11배)의 평균 수익률은 -17.8%로 집계됐다. 연초에 100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할 경우, PBR다 낮은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평균 평가액은 98만1200원인데 비해 PBR가 높은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평균 평가액은 82만2000원인 셈이다.

PBR는 주가를 1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PBR가 높을수록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높고, PBR가 낮을수록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는 뜻이다. PBR가 1배 미만일 경우에는 주가가 청산가치에도 못미친다는 의미로 그만큼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낮다는 의미다.

대내외 변수로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기 불황이 지속되자 현금이 풍부하고 투자 여력이 큰 저평가 종목이 주목받으면서 PBR가 낮은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설정액 50억원 이상인 국내 액티브 주식형펀드 320개 중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펀드는 72개(22.8%)에 불과할 정도로 액티브 펀드 수익률이 부진하지만 저PBR 대형주를 주로 편입한 펀드나 중소형주에 투자해도 현금, 부동산 등 자산이 많은 종목을 담은 펀드 중에서는 플러스 수익을 올리고 있는 상품이 있다.

개별 펀드 중 펀드 PBR가 0.79배인 '한국밸류10년투자100세행복(주식)(A)'는 연초후 수익률이 3.19%로 액티브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수익률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 펀드는 운수장비업, 보험업, 금융업 등 PBR가 낮은 종목을 주로 담았다. 주요 보유종목인 삼성생명 은 PBR가 0.92배, 현대차 는 0.61배, LG 는 0.78배로 1배 미만이다.

펀드 PBR가 0.9배인 '한국투자중소밸류자(주식)(A)'는 연초후 수익률 3.18%를 기록했다. 주요 보유종목은 세방전지 (PBR 0.67배), 코리아에프티 (1.1배), 조광페인트 (0.83배), 하이록코리아 (1.08배), 코메론 (1.03배) 등으로 PBR 1배 안팎이다.

반면 PBR 상위 펀드들은 대부분 헬스케어주, 소비성장주, 중소형주 등 PBR가 높은 성장주에 주로 투자해 요즘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 부진했다.

펀드 PBR가 5.95배인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자 1(주식)종류F'는 연초후 수익률이 -29.77%로 나타났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저 PBR주는 저금리 기조에서는 상당 기간 소외돼왔지만 미국 금리인상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다"며 "특히 대형주 PBR가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PBR가 낮은 대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금리인하 시기에는 중소형 성장주가 강세를 보이고 금리인상시에는 자산이 많은 대형주가 상승하는 장세가 펼쳐진다.

실제로 외국인들도 이달 들어 PBR가 낮은 대형주를 주로 매입하고 있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종목 1~5위는 POSCO홀딩스 (PBR 0.54배), 삼성바이오로직스 (3.22배), 신한지주 (0.69배), 하나금융지주 (0.44배), LG (0.78배)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4개 종목은 PBR가 1배 미만이다.

현대증권 시장전략팀 관계자는 "은행, 철강, 화학, 건설업종 등 소재와 산업재 부문의 저 PBR 가치주가 견고한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코스피 대형주와 4분기 실적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에너지, 철강, 화학, 건설, 조선 등에 지속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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