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세력 "나 어떡해"

증시 활황에 주요 종목 대부분 주가 올라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올해 공매도 세력들이 찍은 주요 종목 중 열에 일곱은 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오른 만큼 잠정 손실을 보고 있는 공매도 세력들에게 최근 증시 조정 움직임은 반가운 소식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각각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을 대상으로 올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누적 공매도 비중을 조사한 결과 비중이 높았던 50개사 중 72%인 36곳이 주가가 상승했다.통상 공매도가 몰리면 그 종목은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지만 올 들어 증시가 살아나면서 예상을 빗나간 것이다. 주가 하락을 점치고 공매도에 나섰던 기관들은 적잖은 손실을 보게 된 상황이다.


공매도는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주로 초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거래 기법이다. 이 때문에 인위적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작전'의 한 방법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국내 공매도 물량의 80% 가량이 외국인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무차입공매도(주식이 없는 상태에서 파는 것)를 금지하고 차입공매도(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만 허용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대차거래 방식이다.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코스닥의 하루 평균 공매도 액수는 3605억원으로 지난해 12월보다 6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2829억원, 코스닥이 776억원이었다.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삼성중공업 으로 16.5%를 기록했다. 한화생명 이 15.7%로 뒤를 이었다. 이들 두 종목은 모두 올 들어 주가가 하락했다. 각각 9.0%, 4.3%씩 내렸다.

공매도 비중 상위 10개사 중 이 두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8개는 모두 주가가 올랐다. 적게는 7%에서 많게는 52%까지 뛰었다.

특정 종목에 대량의 공매도 주문을 낸 일부 투자자문사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요즘 잘나가는 투자자문사 중 일부가 특정 종목에 공매도를 집중했는데 그 종목이 올해 바이오주 붐을 타고 주가가 수직 상승하면서 난처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매도 거래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코스피·코스닥 대장주인 삼성전자 셀트리온 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8075억원이 공매도로 거래돼 공매도 비중이 3.1%였다. 셀트리온의 공매도 규모는 5835억원으로 전체 거래 중 4.1%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이들의 주가는 모두 올랐다. 삼성전자는 6.3%로 상승 폭이 크지 않았지만 셀트리온은 120.6% 급등했다. 특히 셀트리온의 경우 올해 공매도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381.2% 급증했다.

올 초 대차거래를 통해 공매도했다고 가정하면 현 시점에서 주가가 오른 만큼 잠정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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