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M&A도 실속형…'스몰딜' 붐

계열사간 합병·소규모 거래로 리스크·비용 줄여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상장사들이 인수합병(M&A) 거품빼기에 나섰다. 공개매매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계열사를 하나로 묶는 이른바 '스몰딜'이 유행하고 있다. 저렴한 인수비용으로 조직 통합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은 전날 계열사인 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하면 그룹사 내 단일 철강회사가 된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의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를 활용해 해외영업 역량과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말 최종 합병이 완료된 KT 와 KT미디어허브도 이와 유사한 사례다. KT는 합병목적에 대해 "경영 효율성을 증대하고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높임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KT는 앞으로 기가인터넷을 기반으로 방송과 통신이 연계된 미디어 사업을 본사 차원에서 육성할 계획이다. 지난달 SK텔레콤 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것도 적당한 예열기간을 거친 후 계열사 간 흡수합병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 들어 코스피 상장사는 총 14건의 '회사합병결정'을 공시했는데 이 중 절반이 '소규모합병'인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같은 분기엔 3건에 그쳤다. 소규모합병은 합병으로 인해 발행되는 신규 주식의 총수가 합병 후 존속하는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 1을 넘지 않은 경우다. 소규모합병은 주식매수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 등 비용절감과 경영자원 효율화 차원에서 긍정적이다.지난해 M&A시장은 대형 사모펀드(PEF)가 경쟁하는 양상이었다. 공개매각이나 수의계약에서 대형 매물이 등장할 때 대형 PEF가 매번 이름을 올렸다. 기업들이 비핵심자산 매각에 나설 때도 KKR, 칼라일 등 글로벌 사모펀드와 어피니티, MBK파트너스 등 리즈널 펀드들이 자주 등장했다. 이들의 경쟁은 과열양상으로 번지며 매물로 나오는 기업에 거품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계열사 간 흡수합병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이유는 공개매매 절차를 밟을 경우 과열경쟁으로 인해 '승자의 저주'가 발생한다는 인식에서다. 매력적인 기업을 인수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몇 년도 채 되지 않아 워크아웃 신세로 전락한 경우가 많다. 최근 공개매매시장에 나와 과열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금호산업이 대표적인 경우다.

증권사 한 IB팀장은 "지난해엔 사모투자펀드(PEF)가 M&A를 주도했지만 올해는 스몰딜이 유행하고 있다"며 "계열사를 하나로 묶는 스몰딜은 주식병합 등에 필요한 자체 소요 비용이 전부이기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