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만도, 중견사 유일한 냉장고 브랜드 보유
KG그룹과 지분매각 MOU 직후 직원 반발로 불발
대한전선, 레저ㆍ부동산개발에 눈 돌려 재무건전성 악화
부동산자산 채권보유 은행 반발로 일괄매각 가능성 높아M&A 특별취재팀 = 조영신·박민규·배경환·김철현·이윤재·이창환·임철영 기자
지난달 31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KG이니시스 본사 앞에 위니아만도 직원 수백명이 모여들었다. KG이니시스의 위니아만도 인수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다.이들의 시위는 매일같이 이어졌다. 이들은 제조업에 대한 이해가 없는 전자결제업체에 회사를 넘기는 것은 미래 성장성을 어둡게 해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지난 15년간 사모펀드 주인 아래서 쌓였던 불만들이 폭발한 측면도 있다.
위니아만도 생산직 및 관리직 직원 700여명은 지난 2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제품 생산을 포함한 모든 업무가 중단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KG이니시스는 지난 11일 결국 두 손을 들었다. 노조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위니아만도 인수를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KG이니시스는 "위니아만도의 인수를 위해 양해각서(MOU) 체결 후 실사 등 인수절차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MOU 체결 직후 노조의 극심한 반대로 인수작업 진행 자체가 불가능 하게 됐다"며 "기업의 구성원인 직원들이 반대하는 인수는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인수 의사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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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아만도는 김치냉장고의 원조격인 업체다. 김치냉장고시장에서 삼성전자ㆍLG전자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김치냉장고 외에 에어컨 및 에어워셔 등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4127억원으로 전년보다 2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8억원으로 7.5% 줄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위니아만도는 대형사를 제외하고 중견사 가운데 유일하게 냉장고 브랜드를 보유한 곳"이라며 "매각 이후 사업구조 재편과 임원 감축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변수"라고 내다봤다.
위니아만도는 과거 외환위기 시절 한라그룹이 부도를 내면서 만도기계에서 떨어져 나온 회사다. 당시 만도공조(현 위니아만도)를 UBS 컨소시엄이 인수했다. 이후 2005년 씨티벤처캐피털(CVC)이 UBS 등의 지분을 모두 사들여 현재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때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던 위니아만도는 주인이 바뀌면서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2007~2008년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면서 2009년 생산직 300여명을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CVC는 2000년대 후반 수차례 매각을 추진하며 출구전략을 짰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번번이 거래가 무산됐다. CVC는 지난달 KG그룹 계열사인 KG이니시스와 위니아만도 지분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직원들이 들고일어나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CVC 측은 매각가격을 18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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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시장에 나온 대한전선은 업계 2위권 시장 지위를 보유한 업체라는 점에서 위니아만도와 닮았다. 주력 사업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사업 외적인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점도 유사하다.
대한전선은 오너인 설윤석 전 사장이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지난해 말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채권단 출자전환을 통해 매물로 나왔다. 국내 전선업계에서 LS전선에 이어 2위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주력인 전선제조업에서 비교적 견조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업체 간 가격경쟁 심화로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지난해 연결기준 2조51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2조5299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198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전년 667억원에서 적자 규모가 3배 가량 커졌다. 고수익 제품인 초고압케이블의 판매가 부진했던 데다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반영으로 적자가 심화됐다.
채권단은 지난달 하나대투증권-JP모간 컨소시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실사를 거쳐 상반기 중 매각 공고를 낼 방침이다. 재계 대표 우량 기업이었던 대한전선이 망가지기 시작한 건 전선사업부문에서 떨어진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2000년대 중반 레저ㆍ부동산개발 등에 눈을 돌리면서부터다. 이로 인해 차입금이 늘어나고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설 전 사장은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커진 부실을 수습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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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은 남부터미널 등 부동산자산을 '배드컴퍼니'로 분리해 비교적 우량한 전선부문만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부동산자산에 채권을 보유한 은행들이 반발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모든 자산을 묶어서 파는 일괄매각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매각가격은 8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채권단이 출자전환한 6719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것이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LS전선은 독과점 문제로 인해 발을 뺀 상태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전선시장은 LS전선과 대한전선ㆍ가온전선 등 3사가 대부분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데 1ㆍ3위 업체가 모두 LS그룹 소속이다. 대한전선마저 LS로 넘어가면 국내 시장을 독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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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후보군은 금호전기와 일진전기 등이다. 하지만 이들의 인수 여력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해외 업체 및 사모펀드(PEF)에 매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한전선은 고유 사업영역(전선부문)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회사"라며 "다만 기타 비영업자산(건물ㆍ임대 등)에 대한 평가는 시장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도 "전선사업에만 집중하지 않은 점이 패인"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부실자산 정리작업이 속도를 내야 전반적인 부채가 줄어 시장에서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사업 이해도 높은 인수자 필요
대한전선과 위니아만도 매각이 성공적인 딜(계약)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 과제들이 해결돼야 한다.
먼저 재무건전성 개선이 시급하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말 개별기준 부채비율이 447.31%를 기록했다. 전년 말보다 171.79%포인트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 같은기간 유동비율도 77.97%로 23.2%포인트 올랐지만 100%를 밑돌고 있다. 통상 유동비율은 200%를 넘어야 안정적인 것으로 본다.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매출이 쪼그라들고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대손충당금 등으로 인해 당기순손실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개별기준 당기순손실만 7067억원에 달했다. 실제 대한전선의 대손충당금 규모는 지난해 초 6928억원에서 연말 1조1232억원으로 4304억원이 급증했다.
위니아만도는 전반적인 재무지표가 대한전선보다는 나은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362.53%로 전년 말보다 22.9%포인트 개선됐다. 유동비율 역시 106.64%로 100%를 웃돌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악화되고 있는 점이 아쉽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16%로 전년보다 1.21%포인트 악화됐다.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수자를 찾는 일도 중요하다. 선두 업체들이 굳건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위니아만도나 대한전선이 미래성장동력을 키우려면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수 후보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해외 매각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업체가 대한전선을 인수할 경우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사모펀드(PEF) 역시 단기수익 추구로 회사를 망가뜨리는 사례가 많아 부정적인 인식이 크다"고 말했다.
위니아만도 직원들이 우려하는 점도 가전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는 업체로 인수돼 또다시 과거의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회사의 성장성이 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단기수익에 집착할 경우 회사가 더 망가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적합한 인수자 선정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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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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