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최초 여성 대통령 시대를 앞두고 재계가 여성코드 맞추기에 분주하다. 연말 인사에서 역대 최대, 사상 최초 타이틀을 내세우며 여성 임원들을 대거 등용한 데 이어, 이번엔 여성 인재 양성을 위한 세부 정책 마련에 머리를 짜매고 있다. 유리천장을 깬 여성 인재의 활약을 전면에 내세우는가 하면, 기존에 펼쳐온 각종 정책들을 다시 꺼내며 '친여성 기업' 이미지 구축에도 나섰다. 이는 박근혜 당선인의 핵심공약 중 하나인 '여성인재 10만 양성 프로젝트'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10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경영진에 현 여성인력 현황 등을 따로 보고했다"며 "여성인력 육성이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는 만큼 육아 등 여성들의 사회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고심 중"이라고 언급했다.
기업들은 우선 여성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친여성 근무환경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중간 및 고위급 관리자 비율이 낮은 까닭이 육아 등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 어려운데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그룹이 각 계열사에 전국 최대 규모의 어린이 집을 갖춘데 이어 LG그룹도 워킹맘들의 육아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오는 3월 LG사랑 어린이집을 개원한다. SK그룹은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설립한 임원급 여성협의체 W-네트워크를 통해 주요 관계사의 여성 관련 제도 운영 실태 등을 점검하고 관계사별 개선 계획 등을 수립한다. 롯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산 후 자동 육아휴직 전환제를 도입했다. KT는 여성 임원을 늘리기 위해 '올레 여성 멘토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금융권에서도 여성 인재들이 유리천장을 깨고 본격적으로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는 2년만의 초고속 승진으로 첫 여성 1급이 탄생했고, 기업은행은 영업환경이 상대적으로 척박한 공단지역에는 남성지점장을 앉히는 불문율이 깨졌다. 씨티은행은 업계 최초로 '여성위원회'를 만들어 조직 내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가 역대 최대, 사상 최초라고 강조하며 여성임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아직 매출 100대 기업의 여성임원은 1~2%대에 불과하다"며 "박 당선인의 여성인재 양성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재계가 코드맞추기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친여성 정책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조슬기나 기자 seul@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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