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는 통제자본주의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업의 끝없는 욕망을 정부가 나서 통제해야 경제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거시적 통제차원을 넘어 사사건건 정부가 기업의 목을 옥죄는 '간섭 자본주의'로 변질되고 있다.
금융사는 자율적 금리결정권을 빼앗기고 있으며 유통업종의 경우 신규 지점 오픈과 영업일(시간)까지 제한을 받는다. 통신사들은 앞뒤 안가린 정치권 요금인하압박에 '폭발' 직전이고 정유사들은 국내소비자들을 등쳐먹는 악덕업체로 낙인찍혔다. 증권사들 역시 수수료 인하 행군속도를 높이라는 당국의 채찍질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정부에 의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면 개별 기업리스크는 한국경제 리스크로 확장될 수밖에 없다.본지는 우리 기업들의 공명정대한 가치평가를 위해 정부 규제 리스크를 안고 있는 5대 업종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이통3사 올 영업익 6446억원 감소 직격탄 ···대선 이후 LTE요금도 규제 난타당할듯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대표 규제산업으로 꼽히는 통신업종 기업들은 올 연말이 두렵다. 대선을 앞두고 여권과 야권 대선후보들이 강력한 요금인하 정책을 앞다퉈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언제 '시한폭탄'이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통신업종은 고배당 매력에도 '규제산업'이라는 리스크를 떠안으면서 주가도 급격한 하락세다. 2000년 KT와 SKT는 시가총액 21조, 20조로 삼성전자에 이어 나란히 시총 상위 2·3위에 이름을 올린 인기종목이었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현재 성장동력 부재와 정부규제 울타리 속에 시총순위는 15위, 24위까지 밀렸다. 지난달 31일 기준 주가도 SKT 15만3500원, KT 3만6950원으로 2000년 이후 최고치였던 2002년 30만2500원, 6만6800원에서 반토막 신세가 됐다. 올 상반기에는 총선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6월말 SKT·KT 주가는 전년말 대비 각각 11%, 14% 하락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쉽지 않다. 내년 상반기까지 LTE 가입자 유치를 위한 치열한 마케팅 경쟁에 따라 실적개선이 어려운 상황이 예고되면서 3·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이통3사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SKT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338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KT의 영업이익은 3661억원으로 29% 줄고, LG유플러스는 81%나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KTB투자증권 송재경 연구원은 "정부의 규제정책 중 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요금인하"라며 "12월 경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공약 발표 강도에 따라 주가 측면의 충격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인위적인 요금인하는 소비자 체감효과는 낮은 대신 기업 성장동력에는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내년 강제로 기본요금을 1000원 이상 인하한다면 가입자당매출액(ARPU) 증가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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