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신묘년 증시가 3일 후면 마무리된다. 매년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을 쓰지만 올해는 정말 이 말이 꼭 들어맞는 해였다. 자스민 혁명, 3ㆍ11 일본 대지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유로존 재정위기, 김정일 사망 등 굵직한 사건들이 연이어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상반기 2200포인트를 넘으며 사상 최고기록을 세운 코스피지수는 하반기들어 1600대까지 주저 앉으며 아찔한 곡예비행을 보여줬다. 올 증시의 굵직한 움직임을 정리한다.<편집자 주>[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올해 국내 증시를 가장 뜨겁게 달군 단어를 꼽는다면 단연 '차ㆍ화ㆍ정'이다. 자동차와 화학, 정유업종의 머릿글자를 딴 신조어다. 8월 이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유로존 재정위기, 김정일 사망 등의 대내외 악재로 코스피가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면서 일부 종목들이 주도주의 위치를 잃긴 했지만 상반기까지 보여준 차화정의 위력은 대단했다.
지난해 12월 튀니지에서 시작된 북아프리카의 '자스민 혁명'과 '3ㆍ11 일본 대지진'이 차화정 열풍의 배경이 됐다. 자스민 혁명으로 국제유가가 오른데다, 일본 화학ㆍ정유 설비의 3분의 1 가량이 지진피해를 입자 국내 화학ㆍ정유 업체들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가 급등했다.
자동차 관련주 역시 일본 지진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주가가 요동쳤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놓인 일본차 업체들이 생산설비 피해와 엔고의 겹악재를 만난 탓에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때마침 국내 증권업계에 '자문형 랩어카운트' 열풍이 분 것도 차화정 돌풍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최대 10조원 규모의 자금이 자문형 랩으로 몰렸고, 이를 운용하던 투자자문사들은 차화정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여기에 자산운용사 등 일부 기관과 개인들까지 자문사 따라하기에 나서며 차화정 상승세에 날개를 달아줬다.
하지만 8월 급락장 이후 차화정 열풍은 사라졌다. 화학과 정유주 대부분이 상반기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황이며, 일부 종목들은 지난해말에 비해서도 주가가 크게 떨어져 있다. 차화정 중 자동차 업종만이 주도주 위치를 잃지 않았다. 실적 상승세가 여전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 등으로 내년에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상반기를 차화정이 이끌었다면, 하반기엔 정보통신(IT)주가 두각을 나타냈다. 국내 증시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IT주들이 실적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10월 이후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며 오랜만에 주도주 자리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