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지난 3·11 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 증시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지진 피해의 반사이익 여부에 따라 업종간 희비가 엇갈리면서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순위도 변화하고 있다.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어 글로벌 시장의 수혜가 예상되는 자동차·화학·정보통신(IT)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들 업종은 지난해 말 3년만의 '코스피 2000'시대 재입성을 견인한 데 이어 '2200시대'의 신기원을 여는데도 앞장서고 있다.반면 금융·보험업종과 유통·전기·통신 등 내수업종은 주가가 내리막세를 보이며 상위권에서 점점 밀려나는 모습이다.
◆화학株, '코스피 2200' 개척의 일등공신= 코스피지수가 전인미답의 2200을 찍은 21일은 '화학주의 날'이라고 할 정도로 화학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비단 21일뿐이 아니다. 일본 지진 이후 화학주의 상승세는 단연 돋보인다.
지난 연말 북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쟈스민 혁명'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정제마진 증가 등 화학주의 수혜 가능성이 커진 것에 일본 지진 여파까지 더해진 덕분이다. 일본이 화학 산업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업황 호조가 예상되는데다, 고유가와 원전 사고로 대체에너지가 주목을 받으며 태양광·2차전지 소재 등으로 수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이는 고스란히 시가총액 순위 변화로 나타난다. 지난달 11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위권에 3종목 뿐이던 화학주는 40여일이 지난 현재 5종목으로 늘었다.
LG디스플레이(18위)도 시장수익률을 뛰어넘는 13.9%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총 순위를 한단계 높였다.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던 삼성전자도 최근 다시 90만원대를 돌파하며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보험·전기·유통은 약세= 코스피 지수가 신기원을 향해 나가고 있지만 금융·보험·전기·유통 등은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시총 상위종목 중 약세가 두드러지는 것은 금융과 보험업종이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은 일본 지진 이후 시장수익률은 커녕 4~5%의 하락세를 보이며 시총 순위도 1~2계단씩 떨어졌다. 시총 20위권 밖인 우리금융과 하나금융도 주가가 3~6% 하락해 시총 순위가 4계단씩 낮아졌다.
보험업종도 우울하긴 마찬가지다. 삼성생명은 주가가 7% 떨어지며 시총 순위가 10위에서 12위로 밀려났고, 삼성화재도 23위에서 27위로 4계단 떨어졌다.
한국전력도 주가가 3.7% 뒷걸음질치며 시총 순위가 11위에서 15위로 내려 앉았다. 국제유가 상승 등 원가는 오르는데 물가불안으로 전기료 인상이 쉽지 않아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종도 체면을 구겼다. 유통대장주 롯데쇼핑은 일본 지진 후 시장평균에 못 미치는 7.6% 상승률을 기록해 시총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신세계(28위)도 코스피 평균의 1/3에 불과한 4%대 상승률을 기록해 시총 30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커졌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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