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룹이 하이브리드 시스템 다양화 일환으로 3.5 터보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신흥시장에 주로 출시할 중소형 차급용 하이브리드와 함께 수소 직분사 엔진도 개발하고 있다.
양희원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24일 한국자동차공학회 리더스포럼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5년 이상 갈 것으로 보고 차세대 하이브리드를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출시할 팰리세이드를 비롯해 후륜 기반(FR) 하이브리드. 이후에 3.5(터보엔진 기반 하이브리드)에 관한 부분도 계획을 세웠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가 지금껏 내놓은 하이브리드 차종은 2.0·2.4ℓ 가솔린엔진 기반 하이브리드와 1.6ℓ 터보엔진 기반이 주력이다. 액화석유가스(LPG) 하이브리드도 있다. 여기에 2.5ℓ 터보엔진 기반 하이브리드를 중대형 이상 승용차나 다목적차량(MPV)이나 미니밴 등 소형 상용차급에 적용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등 고가 차종에 주로 들어갈 후륜 하이브리드는 2.5ℓ 터보엔진을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다. 3.5ℓ 터보엔진은 G90 등 고가 차량에 쓰이는데 고성능 하이브리드 등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 본부장은 "인도 같은 신흥시장에서는 가격경쟁력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어 소형 엔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접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브라질에서는 (바이오연료를 쓸 수 있는) 플렉스퓨얼(FF) 차량, 수소를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 엔진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지역과 중국을 중심으로 내놓을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는 그간 대다수 제작사가 보여준 대로 모터 3개를 쓰는 것보다는 2개를 쓰는 쪽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내놓은 EREV는 구동모터 2개, 발전모터 1개 방식이 주다. 현대차는 발전과 구동을 통합한 모터 1개, 구동모터 1개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북미권에서는 준대형 이상 SUV 차급을, 중국에선 준중형 차급으로 내놓기로 했다.
배터리 성능 개선을 위해 셀투비히클(CTV) 방식이 널리 쓰일 것으로 양 본부장은 내다봤다. 배터리 기초단위인 셀을 모은 모듈이나 팩 단계를 건너뛰어 차량에 바로 장착하는 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보급형 삼원계(NCM) 배터리를 개발하는 한편 전고체 배터리는 2030년부터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화재로 관심이 높아진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경우 일정 기준 이상 온도가 올라갈 경우 고객에게 알리는 것을 넘어 소방당국에 직접 알리는 방식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앞으로 신차 개발과정에서 고객경험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 UX(사용자경험) 스튜디오 거점을 인도에도 두기로 했다. 국내에 있는 UX 스튜디오는 내년 확장해 선보이는 한편 중국·미국에 있는 스튜디오도 내년 확장한다.
양 본부장은 "어떤 기술을 개발할 것인가 고민에서 벗어나 어떻게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개선할 것인가 관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고객 가치 관점에서 기술이 어떻게 이용될 수 있고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를 내고 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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