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대박 업체들, 가자 증시로!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떴다 하면 매진되는 홈쇼핑 '히트 상품' 제조사들이 코스닥 시장으로 몰려오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냄새 안 나는 친환경 그릴로 홈쇼핑에서 대박을 터뜨린 자이글이 9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1120억~1288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자이글은 NS홈쇼핑, 현대홈쇼핑, 홈앤쇼핑, GS홈쇼핑 등 국내 홈쇼핑 채널에서 틀었다 하면 나오고, 팔렸다 하면 매진되는 제품으로 '전기그릴 부문 판매 1위(2015년 9월)' '주방가전 판매 1위, 총 87회 연속매진(2014년 12월)' '일본 최대 가전 홈쇼핑 판매랭킹 1위(2013년 12월)' 등의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있다. 홈쇼핑에서 대박이 터지자 매출액은 2013년 267억원, 2014년 647억원, 2015년 1019억원, 2016년(예상) 1200억원으로 가파른 성장 중이다.

간기능개선제 '닥터슈퍼칸'으로 국내 TV 홈쇼핑에서 히트 친 건강사랑도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거래소의 상장청구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건강사랑이 2011년 출시한 닥터슈퍼칸은 론칭 이후 5년간 700억원어치가 팔렸다. 간에 누적된 피로관리와 간 건강 개선에 대한 제품으로 각종 홈쇼핑 설문조사에서 건강기능식품 부문 상위권을 석권하고 있는 '스테디셀러' 상품이다.

축산업과 육류가공유통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손에프앤지도 홈쇼핑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는 도드람 브랜드 돼지고기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국내 양돈전문 기업으로 코스닥에 최초로 상장하는 우리손에프앤지는 1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일반공모 청약에서 경쟁률 638.97대 1을 기록했고 공모주 청약에도 2조6800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지난 14일에는 홈쇼핑에서 김치냉장고 '딤채'를 판매해 호평을 받은 위니아 가 코스닥 입성에 성공, 공모가(6800원)보다 높은 7090원에 거래 중이다.

홈쇼핑 히트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주식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는 것은 히트상품이 기업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주가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역으로 '코스닥 상장사'라는 꼬리표는 기업 신뢰성 측면에서 제품의 홈쇼핑 판매 및 해외 수출에도 도움이 돼 회사의 추가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로 중소 기업 대표들이 제품의 해외 수출 물꼬를 트기 위해 해외 바이어를 만날 때 코스닥 상장사의 꼬리표가 절실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상장사가 주는 신뢰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행을 많이 타는 홈쇼핑 제품라인의 특성상 제품 판매 변동성 확대는 주의해야 할 리스크다.

과거 홈쇼핑에서 마스크팩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히트쳤던 '하유미팩' 제조사 제닉 은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한동안 주목을 받았지만 제품 판매가 부진할 때에는 홈쇼핑 채널이 오히려 투자 리스크로 작용하기도 했다.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홍역을 치운 내츄럴엔도텍 역시 주된 판매로였던 홈쇼핑에서 환불대란이 발생하면서 주식시장에서도 주가가 고꾸라지는 타격을 받았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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