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조종사들의 몸값이 뛰면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노사문제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2000년 노조 출범 이후 거의 매해 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 해에 두 차례씩 파업에 나서는 때도 있었다. 사측은 '전면 파업'을 내건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 일수 밖에 없었다. 2000년 2차 파업 때 단 하루, 2001년 3차 파업 때 사흘을 버티다가 사측은 노조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2005년에는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으로 강제 개입하는 극약처방을 통해 파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2005년 대한항공의 전면 파업을 계기로 2006년 항공사업장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는 노동조합법이 개정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노조의 전면 파업은 사실상 힘을 잃었다. 노사 협정을 통해 파업 시에도 국제선 80% 이상의 운항을 의무화하고 파업에 따른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이후 잦아들었던 조종사 노조 파업이 11년 만에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는 중국 항공사들의 스카우트를 주 요인으로 지목한다. 중국 항공사들이 높은 연봉을 내세워 국내 조종사들을 영입하면서 조종사 노조의 눈높이도 덩달아 높아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조종사들은 우리 사회에서 고액 연봉자로 분류돼 왔는데 중국 항공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조종사들의 눈높이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두자릿수 임금 인상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교섭 결렬 선언 후 지난달 20일 쟁의행위를 가결하고 준법투쟁에 돌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