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할 땐 현금·땅이 최고…자산株 펀드 들썩

PBR 하위 20개 국내 주식형펀드 3개월 수익률 5.23%로 코스피 상회…기관도 PBR 낮은 종목 매입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상당한 현금과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종목을 편입한 펀드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

8일 펀드 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11월 말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 기준, 상장지수펀드는 제외) 중 주가순자산비율(PBR) 하위 20개 펀드의 평균 PBR은 0.93배로, 지난 3개월 동안 5.2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가치가 자산을 모두 청산한 것보다 낮다는 뜻으로 그만큼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PBR 하위 20개 펀드의 성과는 같은 기간 PBR 2배인 전체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 1.02%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 3개월 간 코스피 상승률(4.71%)도 웃도는 성과다.미국이 이달 중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가 여전히 커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낮은 종목을 주로 편입한 펀드들이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PBR 하위 20개 펀드 중 설정액이 9277억원으로 가장 많고 3개월 수익률이 7.2%에 달하는 신영마라톤(주식)A 펀드는 PBR이 0.85배에 불과하다. 상위 5개 종목으로 삼성전자 , 휴맥스 , SNT다이내믹스 , POSCO홀딩스 , OCI홀딩스 등을 보유했는데 이들 종목의 PBR은 각각 1.32배, 0.85배, 0.68배, 0.36배, 0.67배로 대부분 1배 미만이다.

실제로 휴맥스는 시가총액이 약 3910억원인데 현금성 자산은 1750억원, 투자 부동산은 380억원으로 현금과 부동산 가치만 따져도 시총의 절반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9월 말 지분율을 6.05%로 늘렸고, VIP투자자문도 이달 초 지분율을 종전 7.03%에서 8.04%로 확대한 종목이기도 하다. S&T중공업도 현금성 자산이 1790억원, 투자 부동산이 420억원으로 시총 448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기관 투자자들도 현금과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높아 증시 변동성이 커지거나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주가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섰다. 특히 종이ㆍ목재업, 전기ㆍ가스업 등 PBR이 0.5배 수준에 불과한 업종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이달 초 주식을 169주 매입해 지분율을 15.55%로 늘렸고, 경동도시가스 주식은 1800주(0.05%) 매수해 지분율을 17.26%로 확대했다. 신영자산운용도 지난달 한국수출포장공업 주식을 20만3424주(지분율 5.09%) 신규 취득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PBR이 낮은 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전략도 필요하지만 재무 건전성, 실적, 업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는 "건설, 조선, 해운업종처럼 PBR이 낮더라도 현금화가 어렵거나 부실자산 비율이 높은 종목이 있을 수 있으니 꼼꼼하게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며 "PBR 뿐 아니라 주가수익비율(PER),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수익률 등을 따져본 후 최소한 2~3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종목 위주로 매수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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