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2등이 1등을 제치는 것은 쉽지 않다. 2등 자리는 바뀌어도 1등 자리는 좀체 바뀌지 않는 게 현실이다. 선두주자로 치고 나가며 쌓은 노하우를 비롯한 진입장벽을 후발주자들이 깨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임 중독 얘기가 나올 정도로 강한 마니아층을 가진 게임업계에서 연달아 이변이 발생했다.
컴투스가 상장한 2007년 실적을 보면 컴투스가 매출 228억원에 영업이익 72억원으로 매출 104억원에 영업이익 15억원의 게임빌을 압도했다. 컴투스는 게임빌 뿐 아니라 다른 모바일게임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이른바 '넘사벽'이었다.
이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게임빌이 상장한 2009년부터. 2009년엔 매출은 여전히 컴투스가 317억원으로 게임빌의 244억원보다 많았지만 영업이익은 게임빌이 136억원을 기록해 컴투스의 53억원보다 배 이상 많았다. 선발주자인 컴투스는 상장 이후 성장은 계속했지만 비용증가로 인해 이익이 정체된 반면 게임빌은 매출과 함께 이익 성장폭도 컸던 것.이후 두 회사는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게 중심이 수익성이 좀더 좋은 게임빌쪽으로 넘어왔다. 매출은 양사가 엇비슷해져 갔지만 영업이익은 줄곧 게임빌이 크게 앞섰다. 컴투스가 2010년과 2011년 영업이익 26억원, 31억원으로 주춤하는 사이 게임빌은 같은 기간 156억원, 175억원으로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실적도 매출은 컴투스가 769억원으로 게임빌의 703억원을 앞섰지만 영업이익은 241억원대 160억원으로 게임빌 우위가 이어졌다.
당시만 해도 이런 구도가 변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게임쪽 우수인력들이 엔씨소프트로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수인력이 많이 모인다고 미래가 더 밝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조직이 커지면서 관료화되는 조직문화와 관리비 증대가 성장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한 전문가는 "조직이 커질수록 비용도 증대되고, 초기의 고속성장세가 주춤할 수 있다"며 "넥슨이나 게임빌은 1위 업체의 이런 정체기를 잘 활용해 선두업체로 치고 나가고, 결국 기존 1위업체까지 인수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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