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사의 관계가 틀어진 건 지난 1월 유암코 회사채 발행 때다. 유암코는 회사채 2200억원 발행을 앞두고 수요예측 조사까지 실시한 상황에서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수요조사를 반영한 발행금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정할지를 두고 대우증권과 갈등을 빚은 것. 당시 대우증권은 대표주관사였고 인수단 중 가장 많은 물량인 500억원을 인수키로 한 터였다.
수요조사까지 마친 뒤 회사채 철회를 결정한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사는 '갑'으로 통한다. 때문에 대우증권이 향후 유암코 회사채에 다시 참여하지 못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봤다. 실제로 이후 유암코 회사채 인수단에서 대우증권의 이름은 사라졌다. 지난 6월 발행한 회사채 2000억원은 한화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고, 지난 8월 기업어음 때는 현대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다. 대우증권은 일반 인수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8개월 만의 극적인 재회를 두고 업계에서는 대우증권 IB부문이 유암코와의 화해를 위해 물밑작업을 펼치지 않았겠느냐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유암코는 다른 증권사를 선정하면 되지만 대우증권은 단골 고객을 놓친 상황이다. 아쉬운 쪽은 대우증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우증권은 지난 7월 조직개편을 통해 IB부문을 크게 축소한 바 있다. 실적 부진이 배경이었는데, 전병조 전 IB부문 대표와 김현영 전 기업금융본부장이 모두 자리를 내놨다. 기업금융본부는 회사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다. 조직 축소까지 된 상황에서 유암코와의 자존심 대결을 더는 이어갈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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