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코스피가 4% 넘게 급락하며 1800선을 다시 내줬다. 앞서 2주 동안 반등을 주도했던 '차화정'과 IT 대형주의 낙폭이 특히 컸다.
주말 사이 발표된 미국 8월 고용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며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8월 미국 비농업취업자 수는 7월 대비 보합 수준에 그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부진했다. 이에 2일 미국 증시는 2% 이상 하락했다. 다우 지수가 2.20% 빠졌고 S&P500과 나스닥이 각각 2.53%, 2.58% 하락 마감했다. 이에 아시아 주요 증시가 타격을 받았지만 한국 증시의 낙폭이 유난히 컸다. 일본과 대만 증시는 각각 1.86%, 2.65% 하락 마감했다.5일 코스피는 전 주말 대비 81.92포인트(4.39%) 하락한 1785.83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4억41010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5조8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장 초반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갭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계속 낙폭을 키워갔고 결국 장중 최저가가 종가가 됐다. 지난 2일 미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이렇다 할 반등 시도도 없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가 큰 폭 밀렸다. 외국인은 3310억원, 기관은 4390억원 상당을 순매도했다. 기관의 매도 규모는 지난 7월8일(-1조5540억원) 이후 두 달 여만에 가장 컸다. 투신(-1100억원), 보험(-1880억원), 사모펀드(-680억원), 증권(-660억원) 등 대부분의 기관 투자자가 '팔자' 기조를 보였다. 종·신금 과 연기금이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규모는 각각 17억원, 27억원으로 미미했다. 개인은 7390억원, 기타 주체(국가 및 지자체)는 290억원을 순매수했다.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는 주로 대형주에 몰렸다. 기관의 경우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과 전기전자 대형주를 유독 많이 팔아 치웠다. 기관은 화학 업종에서 1640억원 상당을 순매도했고 전기전자(-1190억원), 운송장비(-880억원) 업종도 많이 팔았다. 이들 업종은 앞서 2주 동안 코스피 반등을 이끌었던 주역이었다. 지난 2주 동안(8월22일~9월2일) 운송장비 업종은 19% 상승, 코스피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화학과 전기전자 업종은 각각 13%, 11% 올라 코스피 평균(9.18%)을 상회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 경기나 기업실적 모멘텀과 관련된 재료들이 계속 저조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알고도 '매수'에 뛰어들기는 어렵다"며 "적어도 6개월 정도는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여 주요 투자자들의 '밴드 플레이'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나 단기 낙폭 과대 인식에 따라 반짝 반등에 나설 수는 있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선물 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896계약, 875계약을 순매수하고 개인은 1494계약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으로는 총 2130억원 상당의 매도 물량이 나왔다. 비차익거래로는 430억원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차익거래로 2560억원 상당의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업종별로도 대부분이 급락했다. 화학 업종이 6.94%, 의료정밀 업종이 6.79% 급락했고 전기전자(-5.32%), 운송장비(-5.21%), 증권(-5.76%), 건설(-5.63%) 떨어졌다. 기계 (-3.79%), 운수창고(-3.11%), 은행(-3.70%), 유통(-3.42%) 업종의 낙폭도 컸다. 통신 업종은 유일하게 0.87%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