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시도가 “애플과 유사한 단말 제조업체로의 성장을 의미한다”는 증권가 분석이 대표적 근거다. 애플과 세계 전역에서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삼성전자의 국내 최대 고객인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모바일 D램과 낸드는 하이닉스를 통해 생산할 수 있고, SK엠텍 중국법인이 중앙처리장치(CPU)를 생산할 경우 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3요소를 모두 갖추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상황의 민감성에 더 방점을 두는 의견도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iOS 등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아이폰을 통해 세계 단말 제조업체를 뒤흔든 후, 범(汎) IT 업계의 관계 구분이 애매모호해지고 있다”며 “특히 구글이 모토로라를 사고 HP가 오토노미를 사는 등 격변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동반자적 관계도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편 오는 10월 예정된 SK텔레콤의 플랫폼 분사는 애플식(式) 성장 모델의 핵심 근거로 언급되고 있다. 김회재 연구원은 “SK텔레콤이 플랫폼 사업 부문을 분사함에 따라 운영체제(OS) 개발에 대한 가능성도 한 껏 높아졌다”며 “이 같은 모바일 플랫폼 연구개발이 뒷받침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애플식의 성장 모델과 가까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이 애플의 성장 모델을 역(逆)으로 적용, 궁극적으로 애플과 동일한 사업 형태를 갖춰 나갈수 있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TV, 아이폰, 아이팟 등 단말기기 사업을 시작으로 앱스토어, i애드 등 콘텐츠 사업을 아우르는 업체로 성장한 업체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에 따라 엇갈린 SK C&C와 삼성전자의 득실도 눈에 띈다. 구글 모바일전자결제 서비스인 구글월릿(Google Wallet)에 고객신뢰관리(TSM) 솔루션을 제공한 SK C&C 입장에서는 구글월릿이 탑재된 모토로라 단말이 많이 팔릴수록 결제수수료 수익이 높아진다. 이는 갤럭시 시리즈 등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에 난감하고 있는 것과 대비를 이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파이어(CORFIRE)라는 브랜드를 통해 TSM, M월릿, M마케팅 등 모바일 커머스에 관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SK C&C 입장에서 단말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는 미래의 핵심 고객”이라며 “현재 통신·금융·카드·단말제조 회사가 국내 모바일결제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사업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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