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때 못오르더니..서러운 IT株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오를 때 덜 오르고, 내릴 때 더 내린다. 소외주들의 비극적 운명이다. 요즘 IT주들이 그렇다. 코스피지수가 연고점 경신 행진을 하는 동안 소외받더니 잠시 조정을 받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아예 급락하는 모습이다.

개인들이 선호하는 대표적 IT주 SK하이닉스 가 11일 장에서 급락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좋지 않을 것이란 대표이사의 말에 외국계 증권사까지 매도 의견을 내면서 낙폭이 커졌다. 이제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국내 증권사들의 분석에 조금씩 반등하며 회복했던 주가는 단숨에 5% 가까이 밀리며 월초 수준으로 밀렸다. 지난달 초 3만3000원대에서 시작, 최근 4만원선을 넘보던 LG디스플레이 도 전날 3.83% 하락하며 3만7000원대로 주저앉았다. HSBC증권이 아시아 디스플레이 업종에 대해 최근 반등은 시기상조라며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이같은 전망에 LG이노텍 (-2.21%) 삼성전기 (-2.36%) 등이 모두 하락반전했다. 공통점은 플러스로 장을 시작해 하락마감하며 모두 장대음봉을 그렸다는 점이다. 이들 외에도 대장주 삼성전자와 LG전자 삼성전기 등이 모두 음봉을 그리며 하락마감했다.

이같은 IT주의 약세는 글로벌 IT경기에 대한 확신이 약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HSBC증권은 중국 연휴동안 판매는 예상보다 10~15% 좋았다면서도 이는 2010년 말까지 과잉재고를 전부 해소하기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전망했다.대우증권은 "선진국 경기가 더블딥에 빠질 것이란 우려는 많이 줄었지만 IT제품에 강한 수요가 붙을 만큼 회복세라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며 "최근의 환율 급락도 환율민감도가 높은 IT주에는 부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다수의 국내증권사들은 IT주의 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글로벌 수요가 조만간 바닥을 찍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키움증권은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을 거치면서 재고가 소진되고,내년 상반기 중국의 춘절을 앞두고 강한 수요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현재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연간 매출액 1조원 이상 대만 IT업체 58개사 9월 매출액이 전월대비 11.0%, 전년대비 23.0% 증가했다"며 재고소진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올해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부품업체 중심으로 강한 매출액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