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은행 위기 여진 속 박스권 코스피 전망

SVB·CS 유동성 위기에도 코스피 상승 마감
3월 FOMC 재료 소멸…박스권 등락 예상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이번주(3월 20일~24일)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은행들의 재무 건전성 우려를 반영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다만 각국 정부와 대형 은행들이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자 코스피도 제자리를 찾아갔다. 아울러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이후 안도감이 형성면서 코스피는 소폭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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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는 2391.87로 장을 시작해 2414.96으로 0.97% 상승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크레디스위스(CS)로 이어진 유동성 우려가 시장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주 초반 237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호재로 반영되며 2410선으로 회복했다. 은행권 시스템 붕괴 우려를 고려해 시장이 기대했던 금리 인하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지만, Fed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긴축 정책 변화를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Fed는 금융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고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경우 물가 안정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수 있어 딜레마에 놓여있는 상황”이라며 “그간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여겼다면 앞으로는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해서 시장 개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주식시장에선 반도체 업황이 바닥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에 힘입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KRX반도체 지수는 일주일 동안 6% 넘게 올랐는데, 주요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가 3.1% 상승했고, SK하이닉스(4.18%), 한미반도체 (24%), DB하이텍 (17%) 등이 올랐다. 미디어&엔터 관련 업종도 강세를 보였는데, 지난 20일 중국이 3개월 만에 외자 판호 발급에 나선 가운데 국내 게임들이 포함되면서 한한령 해제 기대감으로 확대된 것이다. 주요 종목을 보면 게임업종 중에선 데브시스터즈 (11.5%), 넷마블 (8.8%), 티쓰리 (2.2%) 등이 올랐고 호텔 레저 업종 중에선 호텔신라 (5.7%), 파라다이스 (3.15%) 등도 상승했다.


다음주 국내 증시는 은행권 시스템 붕괴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NH투자증권이 예상한 코스피 밴드는 2300~2450선이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은행권 시스템 불안이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사태로 번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은행의 경우 안정적인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과거의 경험을 통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금융 리스크 확대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시스템 리스크보다는 자산간, 업종별 차별화된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SVB 사태 이후 전통 은행권 시스템에 대한 대안으로 디지털 자산과 금, 미국 대형 기술주에 투자금이 쏠리고 있어 차별화는 더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철강·비철금속, 화장품 등 중국 경기 회복 관련주에 관심을 키워볼 만 하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중국의 3월 제조업·서비스업 PMI가 전월보다 부진한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3개월 연속 경기 확장국면에 놓여있는 상황과 지준율 인하 등 통화 정책 효과의 유입을 기대하며 중국 증시 낙관론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예정된 주요 이벤트로는 1분기 어닝시즌 개막과 다음달 초 발표될 국내 3월 수출입 동향, 3월 미국 ISM 제조업 지표, 미국 3월 고용보고서 지표 등이 있다. 김영환 연구원은 “1분기 기업 실적의 최대 관심사는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 규모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EPS 반등이 이뤄지기 위해선 반도체 실적 추정치 개선이 관건”이라며 “적자를 기록하는 경우 공급 축소 발표가 나올 수 있어 이는 실적 저점 전망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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