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중장기적으로 동남아지역에 진출하는 국내 유통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소비재 투자를 늘렸고,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동남아 관련 매출이 급증세라는 점 때문이다. 26일 김일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이 낸 보고서 '테마섹에서 찾는 투자 아이디어'에 따르면 연초 이후 테마섹의 신규 투자 중 97%가 소비재 관련 투자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전체 신규투자의 67%가 소비재 유통, 30%는 음식료 업종이다. 테마섹의 기존 포트폴리오 중 75% 이상이 금융, IT, 산업재 등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김 연구원은 "테마섹은 경제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중산층 인구가 급증하는 지역의 자산군을 주요 투자 테마로 제시하고 있다"며 "소매 판매율이 둔화된 중국보다 꾸준히 상승하는 동남아 지역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득 향상은 유통업체 성장으로 이어진다. 특히 소매 판매율이 증가한 동남아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슈퍼마켓·백화점·할인점이 결합된 하이퍼마켓 점포수가 2007~2011년 연평균 20%씩 증가했다. 또 연초 이후 동남아 소매업종들의 절대 수익률은 최대 40%로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동남아 지역 주요 증시 수익률인 10%대를 웃돈다.김 연구원은 "글로벌 유통 업체들은 동남아 시장에 이미 주목했다"며 "일본 최대 유통업체인 이온(AEON)의 경우 지난해 해외 매출액 중 아세안 지역 매출 비중이 45.3%에 이르고 해당 지역 매출액은 최근 3년간 연평균 47%씩 성장했다"고 전했다. 영국계 유통업체 테스코(Tesco)도 비슷하다. 지난해 해외 매출액 중 21.5%가 동남아 지역 매출액이다. 동남아 매출액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3%씩 성장하며 전체 매출액 성장률 4%를 상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국내 유통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최근 들어 국내 업체들 또한 동남아 지역에서의 공격적 영업 확대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이 환태평양경제 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게 될 경우 국내 업체들의 동남아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