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 지나는 면세업계…수익성 개선 효과 본격화

신라免, 1분기 영업익 흑자전환
롯데·신세계·현대도 작년 손실 대폭 줄여
다이궁 수수료 축소·임대료 부담 완화 등 체질개선
위안화 강세에 中구매력↑…실적 상승세 전망

환율 상승과 내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패턴 변화로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에도 웃지 못했던 면세업계가 바닥을 다지는 모양새다. 수익성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병행한 효과가 실적으로 나타나면서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증가하는 가운데, 면세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던 중국인들의 구매력 상승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 중국인 등 관광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 중국인 등 관광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종 업계 중 가장 먼저 올해 첫 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 면세(TR)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122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손실 50억원에서 70억원 이상 개선해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846억원으로 7% 신장했다. 앞서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업황 부진에 따른 임대료 부담으로 이달 중순 인천국제공항에서 운영하던 DF1 구역(화장품·향수·주류·담배)의 영업권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아직 사업 구조를 재편한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 반등을 이뤄내면서 향후 상승 흐름을 이어갈 동력을 얻었다. 회사 측은 "고환율과 글로벌 경기 악화 등으로 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으나,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데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조만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롯데와 신세계 , 현대 등 나머지 면세점들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주요 면세점 4개 사는 2024년 합산으로 28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체질 개선에 주력해왔다.


롯데면세점은 수수료 부담이 컸던 다이궁(중국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축소하고, 베트남 다낭 시내면세점과 같은 해외 비수익 점포를 정리하는 등 수익성 중심으로 전략을 바꿔 2024년 1432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이 지난해 영업이익 51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영업손실은 각각 697억원과 374억원에서 473억원과 74억원으로 200억~300억원가량 적자 폭이 줄었다. 현대면세점도 영업손실 288억원에서 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면세업계의 이 같은 흐름은 업황 전반에 지속됐던 실적 가뭄이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의 내외국인 매출액은 2024년 14조2249억원에서 지난해 12조5340억원으로 감소하는 등 엔데믹 전환 이후 줄곧 하락세였으나 올해 3월에는 매출액이 1조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85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암흑 지나는 면세업계…수익성 개선 효과 본격화

이들 면세점은 4개 사가 모두 참전하는 구도로 돌아간 인천공항점을 필두로 증가세를 이어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2023년 이후 3년 만에 복귀한 인천공항점에서 15개 매장, 240여개 브랜드를 선보이며 연간 6000억원 이상의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면세점은 기존 명품·패션·잡화를 취급하는 DF5·DF7구역에 이어 신세계면세점이 반납한 화장품·향수·주류·담배 구역의 영업권을 추가로 따내며 외연을 확장했다. 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내 기존 패션·부티크 구역 운영을 유지하고 시내면세점과 콘텐츠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위안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들의 구매가 증가하고, 면세 채널의 큰 고객인 다이궁의 구매력 상승으로 올해 3월부터 면세 기업이 이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송객수수료 등)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2분기 면세점 기업의 실적은 시장 예상보다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짚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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